독일 출신의 막시밀리언 헤커(31)만큼'친 아시아'적인 유럽 뮤지션도 드물다. 데뷔 후 거의 매년 내한 공연을 갖고, 신보를 고국보다 앞서 한국과 대만에서 발매할 정도인 그. 음악적 정서마저 '정중동'이며 감미로운 멜로디에 충실해 동양인의 취향에 딱 맞다.
우리에겐 모 카메라 CF음악에 쓰인 곡 'Dyingㆍ다잉'으로 익숙한 헤커를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만났다. 5집 앨범 'One dayㆍ원 데이'를 발매하고 6, 7일 공연차 내한한 그는 쌀쌀해진 날씨를 의식해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었다.
"한국 팬들이 미국이나 유럽인보다 로맨틱한 음악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노래가 인기를 얻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캐릭터도 유럽인보다 아시아인에 가깝잖아요."
경제위기로 팬들의 주머니가 가벼울 텐데도 다섯번째로 내한한 그의 공연은 전부 만석 예약됐다. "아직 한국의 대중음악을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한국 문화는 정말 마음에 들어요. 사람들이 친절하고 외모도 아름답죠. 삼겹살하고 불고기가 정말 입맛에 맞아요."
가장 대중적인 곡 '다잉'을 비롯해 그의 노래는 대부분 슬픈 감성으로 읽힌다. 미려한 가성이 진성의 경계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 자장가에 빠져들 듯 아련한 슬픔에 잠긴다.
"정말 그렇게 느끼세요? 단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슬픈 음악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제 음악을 들을 때 행복감이 더 강하게 다가오지 않으세요? 긍정적이고 신의 축복이 내려앉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죽음의 모습을 담은 '다잉'도 슬픈 곡이 아닙니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문화의 차이 때문이죠."
비틀스와 라디오헤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그의 음악은 앨범이 거듭 나와도 사운드의 차이만 있을 뿐 가벼운 모던록과 뉴에이지 풍의 톤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신보의 곡들은 희망과 위안을 주죠. 보너스 CD에 담긴 약간 아마추어적인 데모곡들은 감정이 더 충실합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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