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선거일인 4일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금융기관 직원들이 옆에 있던 낯선 사람과 스스럼 없이 껴안고 축배를 나누는 등 진심으로 오바마의 당선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위ㆍ중간직은 물론이고 최고위층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오바마 당선자가 민주당 후보로서 "금융종사자의 탐욕 탓에 금융위기가 발생됐다"며 대놓고 월스트리트를 비난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분위기이다. 오바마는 후보 시절 여러 차례 "금융기관 세금을 늘리고 연봉을 깎겠다"고 공언했었다.
때문에 존 매케인 후보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존 테인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대부분의 CEO는 선거기간 오바마와 거리를 두었다. 민주당 지지자인 존 맥 모건스탠리 CEO 같은 사람은 민주당 경선기간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오바마의 후원자는 같은 시카고 출신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가 오바마 당선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한 은행가의 말을 인용, "전통적으로 월스트리트는 승자를 사랑하는데 오바마는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오바마를 반대했던 월스트리트 CEO들도 오바마의 당선 확정 직후 즉시 새 정부와의 인맥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의 지지자였던 폴 카렐로 크레딧스위스 투자은행 CEO는 "오바마의 당선은 금융산업의 위기를 해쳐나갈 분명한 리더십이 확립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나를 비롯한 금융산업 종사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산업이 개편되는 문제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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