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안마시술소 여종업원 두 명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잇따라 자살하면서 업주와 상인들의 반발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업주와 상인들은 "경찰 단속이 결과적으로 종업원 자살로 이어졌다"며 숨진 종업원 장례식이 예정된 5일 집단 시위를 벌이고 뇌물 상납리스트 공개 가능성도 내비치는 등 경찰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경찰은 여종업원들의 자살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성매매업소 단속은 변화가 없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후 6시께 경찰단속에 걸려 최근 영업이 정지된 장안동 K안마시술소 4층 안마욕조에서 종업원 A(26ㆍ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종이티슈 박스에 '(경찰이) 좀 기다려주지 왜 이렇게 단속을 서두르나'며 경찰을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인근 B안마시술소 종업원 C(36ㆍ여)씨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목을 매 숨졌다. 8월말에는 C씨가 일하던 B안마 업주 최모(49)씨가 자살했는데, 경찰 단속과 관련해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안마시술소 업주들과 상인들은 "현실을 외면한 경찰 단속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고 화살을 경찰로 돌리며 집단행동의 수위를 높일 태세다. 이들은 1일 저녁 경찰의 유서 은폐 가능성을 들어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려는 경찰 병력의 현장 접근을 막기도 했다. 한 업주는 "모두가 벼랑끝에 몰린 만큼 동대문서 고위 간부에 전달된 뇌물 내역이 상세하게 담긴 리스트를 공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해 '결행' 가능성이 주목된다.
경찰은 이날 "안마 여종업원들의 잇딴 자살이 안타깝지만 불법 성매매 단속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뇌물 상납 리스트에 대해서도 "리스트가 있다면 하루빨리 공개하라"며 맞받아쳤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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