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4.25%에서 4.00%로 0.25%포인트 내린 뒤 나온 것으로 향후 경기악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중소기업 대상 저리대출인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현행 2.50%에서 2.25%로 내렸다. 이로써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0%로, 28일 다시 4.25%로 인하한 뒤 이번에 또다시 내리면서 1개월 만에 인하폭이 1.25% 포인트에 이르게 됐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수출에 상당히 의존하는 나라인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내수도 별로 좋지 않고 수출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이서 성장률이 상당히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소비자물가가 3%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물가압력은 전보다 덜한 편"이라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금융시장 불안, 내수 부진이 경기를 지나치게 악화시키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통위도 회의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최근 국내경기는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고 소비 등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둔화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불안의 파급영향이 가세해 향후 성장의 하향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시중은행들은 이날 일제히 예금금리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10일부터 예금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우리은행은 12일부터 수신 금리를 연 0.10~0.25%포인트 범위에서 인하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10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은행권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감안, 지난주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오는 11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방식으로 은행채 등을 1조원어치 매입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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