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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서 '케이크점 사장'으로 변신 주지훈 "상처·콤플렉스 얘기 하자면 끝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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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서 '케이크점 사장'으로 변신 주지훈 "상처·콤플렉스 얘기 하자면 끝이 없어요"

입력
2008.11.1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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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여자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고급 케이크점을 여는 바람둥이 재벌 2세. 본인은 참 살맛 나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입맛 떨어지는 캐릭터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을까.

두 달간 유괴된 상처 때문에 유년시절의 기억이 지워지고 케이크를 단순한 설탕덩어리로 여길 정도로 인생에 무감한 인물, 좋아하는 여자들한테 족족 차이고 마음에 없는 남자의 추파를 받아야 하는 한심한 청춘. 주지훈이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앤티크')에서 연기하는 진혁의 모습이다.

MBC드라마 '궁'에서 황태자로서의 삶과 현실의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역할로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주지훈은 '앤티크'에서 한발 전진한 연기를 선보인다. 밝으면서 어둡고, 웃기면서 진지한 '앤티크'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진혁을 통해 영화적 깊이를 얻는다.

'앤티크'는 동성간의 진한 애정 묘사가 스크린을 채우지 않지만 동성애라는 단어만으로도 많은 남자들을 불편하게 할 영화다. 하지만 주지훈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실이라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동성애자가 많은 패션계쪽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스스럼 없이 인정한다"는 것. '앤티크'가 동성애를 주제로 삼지 않은 영화이기에 더더욱 출연이 꺼려지지도 않았다.

"일단 시나리오 표지에 쓰인 민규동 감독님의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갔죠.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리얼리티가 큰 매력으로 다가온 영화예요."

'앤티크'는 각자 마음의 상처를 지닌 개성 강한 남자 4명 사이에 흐르는 긴장을 주요 동력으로 109분을 달린다. 단단한 동료의식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 없이는 극적 균형이 쉬 깨질 수 있는 영화. 그래서 "4명이 서로에 대한 칭찬과 질타를 아끼지 말자"고 각오를 다지며 촬영에 들어갔다.

"남자들끼리 참 재미있게 찍었다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또 착각이더군요. 제가 차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 여배우가 등장하자 현장이 봄날 꽃피듯 살아나더군요. 여배우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고 느끼는 순간이었죠."

진혁처럼 그도 "과거의 상처나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는 인터뷰를 못 마칠 정도로 사연이 절절하다"고 말했다.

패션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하면서는 "감성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려 왔다"고 했다. "제가 어려서부터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했어요. 요즘도 영화나 그림을 일부러 찾아보려고 하고, 음악도 많이 들으려 노력합니다."

콤플렉스에 대한 강렬한 인식은 현실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마련. 주지훈의 입에서는 일본의 '편지'와 '텐텐' 등 최신 영화 이름들이 쉴새 없이 쏟아졌다. "금기가 깨지는 기쁨을 선사한 장면이 좋았다" 등 개개 영화에 대한 상세한 평도 이어졌다. 많으면 하루 5편을 보며 영화에 몰두할 정도라니 이른바 '감성 콤플렉스'가 그에겐 채찍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소소한 감정들이 잔잔히 흐르고 쌓여 큰 감동을 주는 영화를 좋아해요. 그래서 특히 일본영화를 즐겨봐요. 감독이나 배우들이 감정을 확실히 결정 짓지 않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영화들 말이죠. '앤티크'도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른, 개방적인 연기를 의식하며 찍었어요. 누군가는 등장인물의 상처에 빠져 괴로워하고, 또 누군가는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그런 연기를 하려고 했죠. 관객들이 그 의도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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