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예술가나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누구나 예술을 즐김으로써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예술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예술교육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열쇠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뉴욕필의 교육부서 총책임자(디렉터) 시어도어 위프러드(50)를 초청해 뉴욕필의 예술교육 경험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예술교육, 음악으로 다가가기'라는 주제로 4일 서울 문호아트홀에서 한 강연에서, 그는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뉴욕필의 예술교육 활동을 소개했다.
"오케스트라의 교육 활동은 미래의 청중 개발, 돈 끌어오기(교육 사업이라야 지원을 받기 쉬우니까) 등과 관련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좀더 다양한 청중에게 좋은 음악을 갖고 최상의 방법으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표를 사서 들어온 관객에게만 음악을 들려줘선 안 됩니다. 음악은 함께 나누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예술교육은 음악가의 사명입니다."
뉴욕필은 미국 오케스트라 중 처음으로 1974년 교육 담당 디렉터를 두고 1994년부터 '스쿨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뉴욕의 초등학교와 제휴, 뉴욕필 단원과 뉴욕필에서 훈련받은 예술강사들이 음악 감상, 연주, 작곡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뉴욕필이 진행하는 재미있고 교육적인 음악회 중에는 3~6세 꼬마들에게 게임과 동화 구연을 곁들여 음악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것도 있다.
"스쿨 파트너십에 참가한 학교 선생님들은 평소 말도 않고 발표도 안 하던 아이들이 예술강사의 수업에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랍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창조적이고 재능이 있어요. 학교 교육에서 뒤처진 아이들도 예술에선 잘 할 수 있다는 게 멋지지 않습니까?"
예술교육이 성공하려면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정책과 인적ㆍ물적 자원도 받쳐줘야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지역, 학교, 학급 차원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필은 유치원에서 고교까지의 음악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달라는 뉴욕시의 요청에 따라 뉴욕시의 예술교육 청사진 마련에 참여했습니다. 학교 단위 교육에서 교사는 우리와 함께 기획하고 가르치는 동료입니다. 학부모의 관심도 중요하지요."
예술교육은 하루아침에 뿌리내릴 수 없다. 미국의 예술교육도 힘든 시절을 겪었다고 한다.
"1975년 뉴욕시가 거의 파산하면서 학교 예산을 삭감, 예술ㆍ스포츠 교육이 사라졌었죠. 그러자 예술기관들이 나섰습니다. '아이들이 예술을 모르고 크는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1970년대 말부터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죠. 당시 뉴욕시의 결정은 학생들의 출석률, 성적, 졸업률이 모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나쁜 선택이었음이 입증됐죠. 한국 학교에서 최근 예술교육의 입지가 줄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국이 뉴욕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는 6일 서울 덕의초등학교에서 교장, 교감 등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강연을 한다. 서울시향의 음악 교육, 강원 평창군의 예술교육 등 국내 사례 발표도 있을 예정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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