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ㆍ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 '민주당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민주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한 것은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16년 만이다.
민주당은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케이 헤이건 후보가 공화당의 거물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을 물리치는 기염을 토했다.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도 재당선됐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도 델라웨어주에서 당선됐으나 부통령이 되면서 상원의원직을 포기했다. 뉴 잉글랜드주에서는 민주당 짐 하임즈 후보가 유일한 공화당 의원인 크리스토퍼 샤이즈 하원의원을 꺾었고, 마이클 맥마흔 민주당 후보도 뉴욕시의 유일한 공화당 후보를 물리치고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11개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7개 주에서 승리했다. 종전까지 주지사의 당적 분포는 민주당 28명, 공화당 22명이었지만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1명을 늘렸다.
AP통신은 "민주당이 압승한 것은 미국인이 조시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을 이라크 전쟁, 금융위기 등의 부정적 이미지와 동일시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6년 상원선거에서 이미 다수당(51명)을 차지한 민주당은 상원의원 3분의 1이 교체되는 이번 선거에서 내심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저지할 수 있는 매직넘버 60석 확보를 기대했다. 공화당의 임기 만료 상원의원이 23명으로, 민주당(12명)의 두 배가 넘은 데다 현직 공화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선거구도 5곳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리를 전망한 켄터키를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맥코널 의원에게 빼앗기는 등 60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하원선거에서도 전체 의석의 3분의 2(270석)를 넘을 경우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거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상ㆍ하원 절대 다수당이 됨으로써 노동조합 결성 강화, 건강보험 혜택 확대 등 진보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며 공약으로 내건 북미자유무역협정 개정,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렇지만 진보 성향 정책이 일사불란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주당내 보수 의원들은 당내 진보파의 정책이 재정적자를 확대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면서 "보수적인 지역구에서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은 친기업 정책을 지지하면서 당 지도부의 증세정책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수당으로서 의회의 입법, 예산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금융위기 극복 등 적지 않은 부담도 안게 됐다. abc방송은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의 65%가 후보 선택의 기준으로 경제부흥을 꼽았다"며 "오바마 당선자와 민주당은 경기 침체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담을 안게 됐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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