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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상처받은 이들과 마주한 在美 심리학자의 생생한 임상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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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상처받은 이들과 마주한 在美 심리학자의 생생한 임상 노트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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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쳐도 끝이 없는 인간의 심리는 과학의 메스를 거부하는 최후의 영역일 것이다. 극단적인 심리적 질환을 분석하는 '사례 연구'의 기이한 세계는 심리라는 미완의 영역에 대해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북돋우지만, 실은 동시에 인간 심리는 과연 미궁이라는 선입견을 강화시킬 뿐이다. 그런데 재미 심리학자 권문수(37)씨는 다르다.

그는 이번에 낸 책 <생중계 심리학 라디오> (글항아리 발행)와 같은 이름의 심리 임상기를 여행 포털 '노마드21'(www.nomad21.com)의 '사이코트래블로지'라는 코너에서 2년째 연재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과 일반인 간의 거리를 좁혀오고 있는 글들이다.

예를 들어 2006년 4월 첫 연재분의 주제는 당시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힐러리와 격전을 치르고 있던 오바마 후보였다. 요즘 더욱 눈에 뜨일 수밖에 없다. "백인들은 오바마를 당선시킴으로써 자신들이 흑인에 대해 저지른 차별대우 등 역사적 실수를 덮어버리려 한다."

책에는 권씨가 현장에서 목격한 마약과 섹스 등 미국인들의 골칫거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권씨는 실험실의 냉기가 아니라 상담실의 인간들을 전하는 데 주력한다. 부제 '사랑ㆍ가족ㆍ시대에 상처받은 이들의 리얼 스토리'. 엄밀히 말해 저자의 업은 '클리닉 테라피스트'. 정신과 환자의 면담, 검사 관찰, 의사에게의 조언 등 카운슬링 작업을 주로 한다. 이 책은 자신의 임상 경험을 묶어 지난해 같은 출판사에서 냈던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의 뒤를 잇는다.

연예인들의 자살 세태를 언급한 말미의 글에서는 이 시대 한국인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여러 인종을 상대하는 그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한국인들은 여타 민족과 달리 마음을 트기가 매우 힘들다"며 "특히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논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꼭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한국인 환자 70여명을 치료하고 있다고 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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