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35㎞ 떨어진 도브리스(Dobris). 인구가 4,500여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시골 동네인 이곳에 세계적인 중장비 생산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11만3,000㎡ 부지에 들어선 이 공장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인수ㆍ합병(M&A)한 세계 1위의 소형 중장비업체 밥캣(Bobcatㆍ미국)이 지난해 7월 준공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밥캣과 함께 유럽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만든 전초기지이자, 양 사의 시너지 효과를 본격화할 핵심시설로 꼽힌다. 현재 연간 1만5,000대의 스키드스티어로더(소형 중장비차량) 및 미니굴삭기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세계에서 가장 큰 건설장비 시장인 유럽 공략에 나선 것은 1987년부터. 당시 굴삭기 87대를 수출하며 첫 결실을 맺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이후 유럽의 중장비업체를 인수하는 등 덩치를 키워 작년에는 굴삭기 수출을 4,381대까지 늘렸다. 하지만 캐터필러, 히타치, 고마츠 등 초대형 중장비 업체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브랜드 파워가 곧 시장점유율이 되는 중장비업계의 '불문율'을 넘어서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형 중장비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 1위를 자랑하는 밥캣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 밥캣의 도브리스 공장이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최신 생산 설비로 유럽시장에서 강자로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실제 도브리스 공장은 밥캣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표준생산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해 유럽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미국 본사와 똑 같은 시스템을 구현, 최고의 품질의 제품을 현지 생산함으로써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트레이시 슈미츠 도브리스 공장장은 "공장 설립으로 요구조건이 까다로운 유럽 딜러들의 니즈(needs)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며 "생산 시설 뿐 아니라 품질관리와 마케팅 전문가 양성까지 책임지며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 도브리스 공장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럽의 건설시장은 지난해 대비 25% 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도브리스 공장의 생산량은 오히려 10%가 늘었다. 최고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결과다.
특히 대형 중장비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부터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개발한 최신 굴삭기가 밥캣 브랜드를 달고 밥캣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 및 북미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밥캣도 소형 중장비들을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중국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동욱 두산인프라코어 유럽(DIEU) 상무는 "건설 기계시장 특성상 침체기에 시장 리더의 매출은 감소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올라간다"며 "양 사의 시너지 효과로 중대형과 소형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도브리스(체코)=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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