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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 부처는 우리 것" 대구 동구-경북 경산, 브랜드 쟁탈전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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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 부처는 우리 것" 대구 동구-경북 경산, 브랜드 쟁탈전 으르렁…

입력
2008.11.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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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는 행정구역상 엄연히 경산인데 왜 대구에서 '갓바위축제'를 브랜드화 시키는 겁니까."(경북 경산 주민)

"옛날부터 대구쪽에서 갓바위를 많이 오르다보니 '대구 갓바위'로 불려지는 것을 두고 왜 딴죽을 거는 지 모르겠습니다."(대구 동구 상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일 앞둔 3일 팔공산 해발 850m의 관봉석조여래좌상 앞. '갓바위 부처'로 널리 알려진 높이 5.6m의 불상 앞 260㎡의 공간에는 자녀의 대학진학을 바라는 어머니들이 "약사여래불"이라는 불경 소리에 맞춰 끊임없이 절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알까. 산 아래 사바세계에서는 '갓바위 부처'를 둘러싼 쟁탈전으로 10여년째 으르렁거리고 있는 것을.

갓바위부처 쟁탈전의 주인공은 팔공산을 사이에 둔 대구 동구와 경북 경산시. 두 기초자치단체는 올 9월 중순∼11월 초 각 10회, 9회 갓바위축제를 펼치며 브랜드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산이 1998년 1회 축제를 먼저 했지만 태풍이 닥친 2002, 2003년 2년간 축제를 중단하면서 99년 축제를 시작한 동구가 10회 대회로 앞서 나가고 있다.

경산시 정해석 문화예술담당은 "갓바위는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산44에 있는 보물 제431호로 경산의 문화유산"이라며 "당초 '갓방구 축제'로 명칭을 달리하던 대구측에서 슬그머니 축제 이름을 물타기 했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서 19년째 '포도밭식당'을 운영하는 이재원(56) 사장은 "갓바위 부처를 관할하는 선본사 측에서 '갓방구'란 명칭이 존엄한 부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항의해 정식 이름을 쓰게 됐다"며 "갓바위를 올라가는 등산로도 1970년대 초반 대구쪽에서 먼저 만들어진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자체들이 '갓바위'라는 브랜드에 매달리는 것은 매년 250여만명이 이곳을 찾으면서 도시 이미지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역단체도 팔을 걷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외지 관광객을 위한 팔공산 문화투어에 갓바위를 포함시킨 데다 2005년 4월부터는 시청 전화번호 국번을 모두 803번으로 바꿨다. 803은 '팔공산'을 소리나는대로 숫자화한 것이다.

경산시도 이에 질세라 지난해 2월부터 시청 대표전화를 811_0803번으로 지정했다. 또 경산쪽 갓바위 등산로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문화유산해설사를 배치하는 등 팔공산 지키기에 나섰다.

갓바위 쟁탈전은 지자체만 벌인 것이 아니다. 경산의 선본사는 40여년 전 대구 동구의 관암사와 갓바위 부처 소재지와 소유권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이다 1971년 대법원 판결로 권리를 인정 받게 됐다.

한편 대구시는 최근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동구 갓바위 집단시설지구 일대에서 갓바위 부처 근처까지 1,269m의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추진, 갓바위 쟁탈을 둘러싼 논란이 2라운드로 비화될 조짐이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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