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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관 14일 개관/ '生生 과학나라'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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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관 14일 개관/ '生生 과학나라'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입력
2008.11.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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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경마공원 옆에 위치한 국립 과천과학관. 14일 개관을 앞두고 둘러본 과천과학관은 양 날개를 펴고 솟아오르는 모습의 3층 본관 건물과 야외시설에 4,200여점의 전시물을 채우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24만3,970㎡ 부지에 전시면적만 1만9,127㎡로 현재 국내 최대인 대전 중앙과학관의 3배 규모다. 선진국을 부르짖으며 수도권에 변변한 과학관 하나 없었다는 자조를 씻을 만하다.

과천과학관을 둘러보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하루에 둘러보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본관 건물의 날개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가 400m나 되는 크기도 크기지만, 직접 조작하고 타보고 체험하는 전시물들을 제대로 즐기려면 못해도 3일은 잡아야 한다.

'체험·참여형'을 강조하는 과천과학관의 자랑답게 흥미로운 체험시설이 먼저 발길을 붙든다. 기초과학관에 있는 지진체험실에서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규모7의 지진을 맞고 해일을 피해 고지로 달리는 상황을 3D 영상 시뮬레이터로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비옷과 장화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하는 태풍체험실은 초속 15m의 강풍과 시간당 700㎖의 호우, 회전하는 바람 토네이도를 일으킨다. 남자 관람객이라면 첨단기술관에서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조종해보는 고정익기ㆍ회전익기 시뮬레이터가 더 끌릴지 모른다.

자연사관의 '생동하는 지구(SOS)' 프로그램은 연령을 불문하고 그냥 넘기면 후회된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개발한 것으로 지름 2m 크기의 구에 영상을 쏘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 4,000만년 전 인도대륙이 아시아에 부딪쳐 히말라야산맥이 솟아오른 지구의 진화과정, 북한 지역만 깜깜하게 나타나는 지구의 야경, 손에 잡힐 듯 생생한 붉은 화성의 표면 등을 볼 수 있다. 초등학생용ㆍ중고생용ㆍ일반용 3가지의 30분짜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자연사관에는 또한 캐나다에서 5억원을 주고 들여온 실물 초식공룡 애드먼트사우루스 등의 화석과 동식물·지질 표본 700점이 전시돼 있다.

첨단기술관2는 최초의 우주인 배출, 나로우주센터 건설 등 현재 진행중인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현황이 반영돼 있어 친숙하다. 국제우주정거장 러시아

모듈 안에 재현된 우주식, 우주화장실, 우주침낭 등은 이소연씨가 일주일간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 때 녹화한 캠코더 기록을 통해 고증한 것이다. 그

가 훈련을 받았던 자이로스코프와 우주유영장비 등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유치원생 자녀가 있다면 어린이탐구체험관이 제격이다. 부담없이 만져보고 놀 수 있는 곳이다. 과천과학관에는 이밖에 명예의 전당, 연구성과전시관, 특별전시관, 전통과학관 등 총 9개의 전시관이 있다.

본관이 끝은 아니다. 천체투영관을 놓친다면 과학관의 절반을 못 본 것과 같다. 천체투영관에서 의자를 뒤로 젖히고 반쯤 누워 지구를 발 밑에서 내려다 보기 시작하는 순간 머나먼 우주 끝으로 가는 환상여행은 시작된다.

가장 가까운 행성인 화성을 지나고 태양계 끝을 지나 다른 별, 다른 은하를 거쳐 우주의 끝에 도달하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질문이 머리를 스쳐갈 지 모른다. 천체투영관은 하루 4번 우주여행을 떠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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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관 새이정표…전문인력·예산 확충이 과제

최대 규모, 전시물 절반이 체험형, 전시와 교육의 융합. 새로 문 여는 국립 과천과학관의 포부는 크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부족한 전문인력과 예산 때문에 '한번 보고 나면 끝'인 전시관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수집물을 활용한 연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과천과학관은 연 예산 158억원 중 62억원을 관람료 수입으로 충당, 재정자립도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 200만명, 하루 8,000명이 찾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쾌적한 관람을 위한 수용한계는 하루 5,000~8,000명이다.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재정목표를 달성하기란 애초부터 어렵다는 뜻이다.

더구나 과천과학관은 1, 2년 후에는 책임운영기관(기업형)으로 지정되고 정부의 예산 지원도 줄어들 전망이다. 장기열 과천과학관장은 "과학관이 직접 벌어서 운영비를 충당하라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기조여서 우리도 난감하다"고 밝혔다.

인력도 당초 300~350명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새 정부의 '작은 정부론'에 따라 총 직원 77명, 연구직은 21명에 그치고 있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면 전시물 교체, 교육프로그램 개발ㆍ운영이 소홀해져 과학관은 관람객을 유혹하지 못하고 먼지 쌓인 전시물만 남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생물종 표본과 과학기술사료 수집ㆍ연구 등 과학관의 숨은 기능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할 수 있다. 장 관장은 "과학기술사료관을 구축, 개화기 이후 보존가치가 높은 사료를 수집하고 연구할 계획"이라면서도 누가 어떻게 수집하고 연구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상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과천과학관 개관은 두터운 민간 후원자금이 없는 우리나라의 국립과학관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계기이기도 한 것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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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리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만지고 느끼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원리에 대해 의문을 품고, 더 공부해 보려면 전시물 앞에서 잠시 "왜 그럴까?"하며 서성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고를 요하는 몇가지 전시물을 소개한다.

■ 사이클로이드 곡선

높이가 같은 직선 경사로와 곡선 경사로 위에서 동시에 공을 굴리면 어떤 공이 먼저 바닥에 닿을까? 예상과 달리 직선보다 긴 곡선 경사로가 더 빠르다(동시에 도착한다고 답할 이도 분명 있으리라).

사이클로이드 곡선은 자전거 바퀴 위에 껌 하나를 붙여놓고 바퀴를 굴렸을 때 껌이 움직인 경로를 이은 선인데, 가속도가 빨리 붙어 최단경로가 된다. 독수리가 먹이를 채기 위해 나르는 경로도, 나무가 썩지 않도록 빗물을 빨리 떨구어내는 한옥 지붕의 선도 사이클로이드다. 본관 1층 기초과학관.

■ 비차(飛車)

16세기 조선에 하늘을 나는 수레가 있었던 사실을 아는가? 19세기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에는 임진왜란시 정평구가 비차를 만들어 고립된 진주성에 침투, 4명을 구출해 30리 밖까지 날았다는 기록이 있다. 압축공기를 분출하는 원리였다. 복원된 비차가 2층 전통과학관에 있다.

■ 바다로 돌아간 네발 동물

중생대 공룡은 육지를 장악했지만 또 다른 파충류인 어룡은 어땠을까? 길이 7m의 실물 화석 틸로사우루스의 꼬리를 들여다보면 상어에게 물린 이빨자국이 있어 자연의 치열한 생존투쟁을 보여준다. 나란히 전시된 수장룡(길이 13m)은 당시 가장 무서운 포식자로 꼽힌다. 본관 2층 자연사관.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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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까지 상설전시관 무료

국립과천과학관은 14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다.

규모가 크고 체험시설은 좌석이 한정돼 있으므로 무작정 가지 말고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체험시설(지진체험실, 우주여행극장, 생동하는 지구, 천체투영관)과 천체관측소 교육프로그램은 예약이 필수다. 과학관 홈페이지에서 2주 전부터 하루 전까지 예약할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볼지 감이 잡히지 않으면 2시간짜리 순회설명 프로그램을 예약하자. 평일 2회, 주말 3회 열린다. 전시관별 30분짜리 심층해설 프로그램도 있다. 기초과학관 오전 10시, 첨단기술관1 오전 11시, 첨단기술관2 오후 2시, 전통과학관 오후 3시, 자연사관 오후 4시까지 예약 없이 가면 된다.

연말까지 상설전시관은 무료이고 내년부터는 입장료(소인 2,000원, 대인 4,000원)를 받는다. 천체투영관은 소인 2,000원, 대인 3,000원을 따로 내야 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천체관측소는 오후 2시~9시30분).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쉰다. 지하철로 갈 경우 서울대공원역 5번 출구. www.scientorium.go.kr, (02)3677-1500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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