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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호 맞는 '기독교사상'…정지강·한종호 목사 "교회에 갇힌 교인·교단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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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호 맞는 '기독교사상'…정지강·한종호 목사 "교회에 갇힌 교인·교단에 쓴소리"

입력
2008.11.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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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되찾겠습니다."

기독교 초교파 잡지로 가장 오래된 월간 '기독교사상'이 12월호로 지령 600호를 맞는다. 1957년 창간된 이 잡지는 1960, 70년대 '사상계'와 함께 진보적 지성인들의 사회적 발언의 통로 역할을 하면서, 한국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신학적 담론을 이끌어왔다. 이 잡지의 발행인 정지강(59), 편집주간 한종호(45) 목사를 만났다.

"현재 한국교회 대부분이 사회 문제에 비판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교회 대형화를 위한 성장 테크닉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기독교사상'은 비판의식을 잊지 않고 예언자적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개발독재 시절 이 잡지는 기독교 지성들이 교회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5ㆍ16 때는 '혁명 반대론'을 실었고, 1975년에는 반유신적 성격으로 긴급조치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되기도 했다. 5공 시절인 1982년에는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호에 북한선교를 주제로 글을 실어 6개월간 정간당하기도 했다.

기독교 원로 박형규 목사가 초대 편집주간을 지냈고, 한완상 전 부총리가 1976년 서울대 교수에서 해직되고 나서 한동안 편집주간을 맡았다.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는 일반 매체에 쓰지 못한 글을 이 잡지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기독교사상'은 창간 초기부터 새롭고 진취적인 신학을 소개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한 목사는 "해방신학, 민중신학, 여성신학, 생태신학 등 해외 신학을 한국에 소개하는 안테나 역할을 해 신학 논쟁의 장이 되고 한국적인 신학이 태동하는 산실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형 교회들의 지성전 문제를 제기했고, 대표적인 대형교회 목사들의 설교를 비평하는 정용섭 목사의 '설교비평'을 3년간 게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기독교사상'은 아펜젤러, 언더우드 등 장로교와 감리교 초기 선교사들이 1890년 문서선교를 위해 설립한 대한기독교서회에서 발행하고 있다.

정 목사는 "현재 기독교인 대부분은 교회의 틀에 갇혀 사회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돌아가신 언론인 송건호 선생이 '기독교인의 5%만이 한국사회 발전에 기여했고 95%는 잠들어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기독교인 대중의 의식이 깨어나고 있지 못해 '기독교사상'의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정 목사는 최근 소속 교단인 감리교가 감독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 대해 "교회의 대형화와 목사 세습, 금권선거를 조장하는 선거제도 등 오랫동안 쌓인 교단의 병폐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면서 "교단의 기강이 무너져 부끄럽고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대전 빈들감리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던 정 목사와 기독교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 초대편집인을 지낸 한 목사는 2002년부터 '기독교사상'에서 함께 일해왔다.

"교회의 폐해와 잘못된 행태에 대한 발언과 함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긍정적 모습을 드러내 '기독교사상' 초창기에 했던 교회와 사회의 가교 역할을 되찾겠습니다. 한국사회와 관련된 신학적, 신앙적 담론도 깊이 있게 다루겠습니다."

이들은 600호 발행을 기념해 11일 오후2시 감신대에서 '불안과 위기의 시대와 하나님에 대한 물음'이라는 주제로 미국 텍사스베일러대학 마크 엘리스 교수 초청 강연회를 연다. 유대학을 가르치는 엘리스 교수는 마틴 부버,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한나 아렌트 등 현대의 유대인 사상가들에 대한 독특한 견해와 평가를 보여왔다.

이어 12월 9일 오후4시 경동교회에서 600호 발간 기념식과 함께 정진홍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혼란의 시대-종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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