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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렛미인'

입력
2008.11.1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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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드라큐라 영화에서 뱀파이어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같은 영화는 뱀파이어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봄으로써 매력이 물씬 풍기는 뱀파이어를 탄생시켰다.

나아가 뱀파이어는 인간 편에서 괴물을 물리치는 영웅이기도 했다('블레이드' '언더월드'). 그리고 이제 '렛 미 인'에서 뱀파이어 소녀는 왕따 소년과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는 강한 감정의 연대를 이룬다.

사람의 피를 빨아야 살 수 있는 뱀파이어와 그 희생자인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단순한 논리로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렛 미 인'은 곤두서는 털끝마저 느낄 것 같은 예민한 12살의 감수성으로 그 관계를 가슴 저리게 그려낸다.

학교에서 늘 괴롭힘을 당하고, 몰래 칼을 지니고 다니며 살인 욕구를 숨기고 있는 소년 오스칼(카레 헤레브란트)과, 창문을 꽁꽁 가린 채 살면서 본능적으로 인간의 목덜미를 덮치는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리나 레안데르손)가 공유하는 감정은 인간-뱀파이어라는 종의 관계보다 강하다.

아버지의 옷을 입고 냄새를 맡는 오스칼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있는 것처럼 이엘리도 항상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그립다.

영화는 현실 속에 판타지를 교묘하게 풀어 기이한 관계를 아름답게 그린 러브스토리다. 그리고 이 영화는 소년-소녀의 성장기이도 하다. 이엘리와 오스칼은 서로에 대한 지지에 힘입어 괴롭히던 친구로부터 벗어나고, 유일한 가족을 잃은 후 독립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웨덴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스웨덴 영화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등 9개 영화제에서 13개의 상을 휩쓸었다. 제목은 인간의 방에는 초대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뱀파이어의 규칙을 가리킨다. 13일 개봉. 15세 이상.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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