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미 공화당 후보가 대선을 5일 앞둔 30일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오하이오에서 다시 결기를 곧추 세웠다.
그는 이날 '대항'이라는 뜻을 가진 도시'디파이언스(defiance)'의 한 고교 체육관에서 "몇 퍼센트 뒤지고 있지만, 역전승할 수 있다"며 주먹을 쥐었다. 디파이언스는 독립전쟁 뒤 이곳에 세워진 성곽의 이름을 딴 도시로, 매케인이 강조하는'애국심'과 '국가'를 상징할 수 있는 유세장으로 선택됐다.
그는 230여년 전 전쟁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 "나라를 위해 17살 때부터 싸웠다" 며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울 준비도 돼 있다"고 불퇴전의 결의를 다졌다.
매케인은 이날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부 균등론'을 집중 성토했다. 부 균등론은 부를 분배하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유권자에게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 0.3% 포인트 줄었다는 정부 발표를 인용하며 "오바마의 정책은 경제 위축의 위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하루동안 버스로 12시간 동안 350km를 이동하며 6군데에서 유세를 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오하이오에서의 버스 투어 유세는 내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초 공화당 경선 당시 버스 유세를 통한 저인망식 대민 접촉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 낸 뉴햄프셔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유세는 매케인의 중산층 감세정책의 상징으로 떠오른 '배관공 조'의 참석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면서 매끄럽지 않은 뒷맛을 남겼다. 매케인은 '배관공 조'를 연호하는 청중에게 "조는 오늘 우리와 함께 있다"며 "조, 어디 있는가"라며 수 차례 '배관공 조'를 찾았으나 그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매케인이 "좋아, 우리 모두가 배관공 조"라는 말로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려 했으나 청중의 웅성거림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이 혼선은 '배관공 조'인 새뮤얼 워젤바커가 유세에 동행하라는 공화당 캠프의 확언을 받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워젤바커는 공화당 캠프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고 다음 유세지인 샌더스키에서는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필요 없다"며 "책임있는 정치인을 만들고, 우리 정부를 되찾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며 투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도 매케인의 거센 공세를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오바마는 플로리다 새라소타에서 "매케인이 경제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보려면 백미러를 보면 된다"며 "매케인이 집권하면 실패한 공화당 정책을 되풀이하는 쌍둥이 부시 정권이 될 것"이라고 반격했다.
투표일이 임박해지면서 일부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경합주에서 오바마가 여전히 안정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어 매케인이 막판 역전극을 펼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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