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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월의 마지막밤… 비룡 승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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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월의 마지막밤… 비룡 승천하다

입력
2008.11.04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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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김광현(20)이 승리투수가 될 때마다 SK는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김광현은 4월20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11-2로 물리친 SK는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SK는 단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았다.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9월21일 인천 KIA전 승리투수도 김광현이었다.

SK 김광현은 올해 초까지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다. 지난해 성적은 3승7패, 평균자책점 3.62. 김성근(66) SK 감독은 "광현이는 한국야구를 이끌 대들보다"며 겨우내 조련에 힘썼다. 스승의 가르침에 실력이 급성장한 제자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대한민국 에이스로 성장한 김광현은 9월3일 스승에게 개인 통산 1,000승이라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을 했다.

김광현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화룡점정에 도전했다. 1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김광현은 "감독님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며 이를 악물더니 6과3분의1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김광현의 호투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친 최정을 앞세워 두산을 2-0으로 꺾고 1차전 패배 후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은 해태(96, 97년) 현대(2003, 2004년) 삼성(2005, 2006년)에 이어 SK가 네 번째다.

김광현과 두산 김선우가 벌인 팽팽한 투수전은 0-0이던 7회초 균형이 깨졌다. 김선우는 볼넷과 몸에 맞는 공 두 개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박경완을 3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수 김동주가 타구를 놓치는 사이 SK는 김재현이 결승점을 뽑았다. 두산은 0-2로 뒤진 9회말 마지막 역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무사 만루에서 2번 고영민이 투수 땅볼로 물러난 데 이어 3번 김현수까지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안타수에서 8-5로 앞섰지만 잔루가 무려 12개나 될 정도로 떨어진 집중력으로 자멸했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ㆍ2차전을 먼저 이겼지만 4연패하면서 정상의 자리를 SK에 넘겨줬다. 올해도 1차전 승리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또다시 4연패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2년 연속 SK의 벽에 막힌 두산은 한국시리즈 잠실경기에서만 무려 8연패에 빠지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3ㆍ4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최정은 1-0으로 앞선 8회초 2사 1ㆍ2루서 좌중간 쐐기타를 터뜨리며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정은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총 69표 가운데 45표를 얻어 역대 최연소(21세8개월3일)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2차선 선발투수였던 SK 채병용은 4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마무리로 나서 이틀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된 SK는 오는 13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아시아 정상 정복에 나선다.

이상준 기자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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