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와 연주자와 청중. 음악은 이 세 축이 다 있어야 비로소 존재한다. 작곡가는 음악의 생산자다. 작품이 있어야 연주도 하고 들을 수도 있으니, 작곡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모차르트, 베토벤 등 과거 수백년간 쌓인 음악만으로도 연주하거나 들을 것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새로운 음악이 나오지 않으면 음악에 진보는 없다.
지금 우리 곁의 작곡가들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있을까. 한국 작곡가들의 신작을 들을 수 있는 이달의 무대로 금호아트홀과 화음쳄버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소개한다. 방금 태어난 새로운 음악이 궁금하다면, 이들 초연 현장을 놓치지 말자.
■ 금호아트홀 '동시대 음악가들과의 만남'
'동시대 음악가들과의 만남'은 금호아트홀이 새로 선보이는 한국 신진 작곡가 위촉 시리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위촉한 네 작곡가 홍성지, 유도원, 신수정, 강혜리씨의 작품을 바이올린, 피아노, 비올라, 플루트의 각기 다른 네 차례 음악회를 통해 소개한다.
시리즈 첫 무대인 6일 강혜선 바이올린 독주회에서는 홍성지씨의 '섬광'을 들을 수 있다. 이어서 유도원씨의 '클라비어슈틱 1'(13일ㆍ한가야 피아노 독주회), 신수정씨의 '비올라 독주를 위한 소품'(20일ㆍ하르트무트 로데 비올라 독주회), 강혜리씨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품'(27일ㆍ로지비에타 슈테거 플루트 독주회)을 차례로 초연한다.
각 음악회는 이들 위촉곡 외에 고전에서 현대까지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을 함께 연주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02)6303-7700
■ 화음쳄버오케스트라 'Call for Score'
'Call for Score'는 연주할 곡을 찾는 작곡 공모를 가리킨다. 화음쳄버오케스트라가 제31회 정기연주회(18일ㆍ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초연할 강혜리씨의 '현을 위한 순환-0'은 이 단체가 'Call for Score'를 통해 선정한 첫 작품이다. 올해 4월부터 만 35세 이하 작곡가를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했다.
이 작품에는 '화음 프로젝트 Op. 72'라는 작품 번호가 붙어있다. 이 단체의 모태인 실내악단 화음이 2002년부터 해 온 창작곡 시리즈를 잇는 72번째 작품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화음 프로젝트는 약 40명의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해 초연했다.
특이한 점은 화음 프로젝트나 화음쳄버의 'Call for Score'는 미술작품을 주제로 제시, 음악과 미술의 만남을 추구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화음 프로젝트의 창작곡들은 대부분 해당 미술작품이 있는 전시장에서 초연됐다.
강혜리씨의 이번 작품도 중견 조각가 이길래씨의 작품을 주제로 작곡한 것이다. 이씨의 조각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연주한다. 문의 (02)780-5054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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