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국빈 대우를 받으며 중국에서 입양한 따오기 부부 '양저우(洋州)'와 '룽팅(龍亭)'가 성공으로 적응하고 있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 둔터마을 '우포 따오기복원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17일 6시간의 긴 여정 끝에 오후 늦게 이곳에 안착한 따오기 부부는 처음 이틀간은 둥지가 바뀐 탓인지 하루 두 차례 제공하는 미꾸라지만 먹어치우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나흘 지나면서 새장에 만들어 놓은 나뭇가지 모양의 2m높이 세트에도 올라가는 등 활기를 찾아 갔다. 먹는 양도 하루 미꾸라지 200g에서 400g으로 늘었다. 미꾸라지는 복원센터에서 깨끗한 물에 담가 항생제 등을 완전히 뺀 뒤 상태가 좋은 놈만을 골라 공급하고 있다.
처음 며칠간 스트레스를 고려해 각방을 썼던 따오기 부부는 입양 8일째인 25일 드디어 생이별을 끝내고 합방을 했다. 새장 두 칸을 튼 가로 6m, 세로 20m, 높이 4m의 러브하우스는 마사토와 잔디로 된 바닥과 지름 1.5m 크기의 연못, 침대 구실을 하는 나뭇가지모양 세트 등으로 아담하게 꾸며졌다.
신방을 차린 따오기 부부는 생기를 되찾으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동이 트는 때에 맞춰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고 우아한 날갯짓으로 아침운동을 한 뒤 아침식사를 했다. 낮에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연못에서 사이 좋게 목욕을 하고, 나란히 산책을 즐기는 등 중국에서의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활동량이 늘면서 식욕도 왕성해져 하루 600g씩 먹어 치우고 수컷인 양저우가 모래가 묻은 미꾸라지를 연못에 씻어 암컷에 건네는 장면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이들의 24시간은 중국에서 파견한 전문 사육사 렌웬밍(38), 류쟈오(33)씨와 창녕군 따오기담당 책임자 김종원(52)씨가 돌보고 있다. 중국 사육사 2명은 따오기 사육 13년차의 베테랑이다. 따오기를 직접 볼 수 있는 사람도 이들 3명과 연구사 2명으로 한정돼 있다. 성격이 굉장히 예민해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놀라기 때문이다.
30일에는 따오기의 상태 점검을 위해 중국 산시성 따오기 복원센터 전문가 4명이 찾았다. 이들은 이틀간 관찰한 뒤 복원센터 시설과 따오기 건강 및 초기 적응상태에 대해 합격점을 주었다.
김종원씨는 "분비물 색깔과 먹이 섭취량 등을 볼 때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합방 이후 완전 적응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따오기의 여러 징후를 볼 때 12월께 산란을 위한 교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창녕=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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