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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금호생명 사장 "금융위기 뒷북대응이 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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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금호생명 사장 "금융위기 뒷북대응이 피해 키워…"

입력
2008.11.04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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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융위기에 대해 좀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미국, 유럽, 일본이 어떻게 하는지 확인하고 난 후 나서면 이미 늦는다."

최병길(55ㆍ사진) 금호생명 사장은 30일 저녁 'VIP고객 초청 음악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등 우리 정부가 잘하고 있는 측면도 있으나 '뒷북 대응'이 피해를 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예를 들어 외국은행 국내 지점들이 그간 미국에서 1%대 저리로 달러를 조달해 국내에서 엄청난 금리로 공급하며 중소기업 등에 부담을 안기고 자기들 배만 불렸다"며 "정부가 은행 지급보증 조치 등을 일찍 시행했다면 이 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하루 빨리 금융상품의 시가 평가를 한시적으로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회계규정에 따르면 각 금융기관이 보유한 변동금리부 장기 채권이나 증권화상품은 모두 시가로 평가된다. 그런데 최근 거의 모든 금융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융기관의 자산도 함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은행이나 보험사들은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보유 채권 등을 헐값에 팔거나 대출을 회수해야 하고, 그 피해는 금융기관의 고객에까지 미친다는 것이 최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도 금융상품의 시가 평가를 유보하기로 했다"며 "조만간 정부에 이런 업계의 의견을 공식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진행 중인 금호생명 매각 건에 대해 "현재 제안서를 모두 받은 상황이며, 12월 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인수후보 회사는 기존 18개에서 다소 줄었다"며 "국내 지주은행도 포함돼 있긴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환율로 자금여력이 충분해진 외국계 보험사 등이 일단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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