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호동에 사는 회사원 김모(42)씨는 요즘 주말이면 인근 자전거 테마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예전부터 마음은 있었지만 이 같은 일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집 앞 골목길에는 공간이 없고, 인근 도로는 주차 차량들로 꽉 차 자전거를 움직이기 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 토요일에는 공원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게 되면 가족들 모두 자전거를 타고 공원 피크닉장으로 나들이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암사동 일대 광나루 한강공원에 내년 10월까지 국내 최초 자전거 테마공원(조감도)이 들어선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총 13만㎡ 규모의 이 공원에는 ▦이색자전거 체험장을 비롯해 ▦자전거 피크닉장 ▦자전거 광장 ▦유아ㆍ어린이 자전거교육장 ▦생태학습원 등 자전거를 소재로 한 다양하고 특색있는 시설들이 갖춰진다. 모두 74억8,000만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특히 이색자전거 체험장에는 일반형태의 자전거와 달리 몸을 이용해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 등의 '색다른' 자전거 수 십 종류가 한 자리에 모인다. 앉았다 일어나면 동력이 전달되는 자전거, 팔로 당기면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 한 바퀴는 크고 한 바퀴는 작은 자전거 등이 선보이게 된다.
유아ㆍ어린이 자전거교육장은 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우며 교통안전교육까지 익힐 수 있는 산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이들이 단순히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장소에 그치지 않도록 건널목과 철길 등 각각의 상황이 설정된 공간을 곳곳에 배치하도록 했다.
가족들과 함께 즐길수 있는 공간도 눈길을 끈다. 자전거를 이용해 가족 야외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자전거 피크닉장과 자전거를 타아만 출입이 허용되는 전용광장이 만들어져 '자전거 천국'으로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시는 자전거 테마공원과 인근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암사선사유원지, 아차산성 등 주변의 역사유적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를 확충할 계획이다.
더욱이 보행전용 문화공간으로 올해 말 완공 예정인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와 자전거 테마공원을 연계시킬 경우 역사ㆍ문화와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시민휴식공간이 창출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시는 공모전을 통해 시민들의 상상력이 발휘된 이색 자전거 디자인을 실제 설계ㆍ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나루지구에는 현재 6.4㎞의 자전거도로 (자전거 전용 3.6㎞, 자동차 겸용 2.8㎞)가 설치돼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광나루 자전거공원 조성 계획은 온실가스 저감과 도심 교통체증 해소방안의 하나로 적극 추진하게 됐다"며 "도로 다이어트를 통한 200km의 자전거 도로 신설에 이은 또 다른 자전거 활성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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