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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부터 공연… 연출자 한지승·주연 전미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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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부터 공연… 연출자 한지승·주연 전미도 인터뷰

입력
2008.11.0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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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사춘기'에서 수희와 영민 엄마의 1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해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뮤지컬 신예 전미도(26), 영화 '고스트 맘마' '찜' '하루' '싸움'과 드라마 '연애시대' 등을 선보였던 한지승(41) 감독. 공통 분모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 두 사람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연극 '신의 아그네스'다.

한 감독은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되는 '신의 아그네스'의 연출을 맡아 연극계에 데뷔한다. 전미도는 주인공 아그네스로 출연한다.

젊은 수녀 아그네스가 자신이 낳은 아기를 탯줄로 목졸라 죽인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 믿음과 기적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신의 아그네스'는 1983년 국내 초연에서 아그네스 역을 맡은 배우 윤석화를 스타덤에 올린 바로 그 작품으로, 연극계 신인 두 사람이 이번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두 사람은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데도 무척 신중해 보였다. 한 감독의 낮고 담담한 목소리에도 설렘과 걱정이 동시에 묻어났다.

"다양한 표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카메라를 통하지 않고 연출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작품의 매력에 용기를 낸 거죠. 다행히 심리 묘사가 중요한 연극이어서 그간 세밀한 표현에 신경을 써 온 제게 잘 맞는 것 같네요."

그는 신인이 주인공을 맡은 것을 두고 "그래야 내가 할 몫이 있다"고 했다. 영상매체와 달리 배우와의 신뢰를 통한 애정과 치열함이 고스란히 무대에 표현되기에 전미도만의 강점을 발견하려 노력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전미도는 아직까지 얼떨떨한 듯했다. "캐스팅 제안을 받고 몇 주 동안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과연 내가 지금 이 역할을 해도 좋을까. 그래서 요즘은 역할에 맞게 쾌활한 성격을 조금 억누르는 중이랍니다."(웃음)

전미도는 '사춘기'로 단번에 뮤지컬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정작 자신은 넘치는 끼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빛을 발하는 연기자로 자평하고 있었다.

공개 오디션에서 수없이 떨어져 봤다는 이 배우는 그래서 꿈도 "인간적인 배우"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매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역을 표현할 때 관객이 들어올 틈을 한 군데쯤은 주는 배우요. 그래서 아그네스도 조금은 완벽하지 않을지 몰라도 제 개성을 살려 표현하려고 해요."

한 감독은 '신의 아그네스'가 국내 초연된 지 25년이나 지났지만 오히려 지금 시대에 더 잘 어울린다고 했다. "믿어 왔던 모든 가치가 전복되는 시절이니까요. 연극이 던지는 기적에 관한 질문은 현실에서 여러 가지로 치환될 수 있다고 봐요. 제가 연극을 하다니, 이것 또한 기적이지 않을까요."

그는 요즘 편치 않은 여건 속에서도 소명의식을 갖고 꾸준히 연극을 만드는 연극인들을 새삼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영화는 좋은 장면을 찍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찍으면 되는데 연극은 일단 오랜 시간 연습을 하면서 버티는 게 가장 힘들더군요. 내용이 안 풀리면 형식으로 점수를 딸 여지가 있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정면 승부의 느낌도 강하고요."

새로운 장르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연출자처럼 뮤지컬 이후 연극으로 무대를 옮긴 전미도도 고민이 많을까. "사실 저는 왈가닥 같은 성격을 감추느라 좀 답답합니다. 제 성격이 반영되면 아그네스와 너무 멀어질까 싶어 요즘 입에 거미줄 치고 살아요. 다음 작품은 꼭 코믹 뮤지컬을 하려고요, 하하." 공연 문의 (02)3672-3001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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