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31)은 재능이 많은 연예인이다. 가수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동시에 예능프로그램의 변치 않는 '블루칩'이기도 하다. 그래서 5월 군 복무가 끝나기 무섭게 예능계는 그의 컴백에 환호했고 새롭게 나올 앨범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차분히 도약을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다. 그렇게 내린 결론, 5집 앨범 'Here I amㆍ히어 아이 엠'은 가장 김종국답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발라드의 성찬으로 꾸며져 있다.
29일 만난 그는 한결 가벼워진 외모다. 단단한 근육이 앞섰던 20대 때보다 훨씬 다듬어지고 슬림해진 모습 덕분에 전매특허인 미성이 더 이상 겉돌아 보이지 않는다.
"그간의 공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이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대중은 음악적인 발전을 원할까, 아니면 변함없는 예전의 저를 그리워할까'를 놓고 고민했죠. 결국 제가 가장 잘 하는 걸 하자는 결론을 내렸어요. 2집 '한 남자'의 느낌으로 가게 됐어요. 편곡을 보더라도 그냥 트렌드에 맞췄다기보다 제 팬들의 귀에 친숙하죠. 처음으로 돌아갔다고 보시면 돼요."
아이돌이 리드하는 가요계. 복귀한 김종국에게 이들의 트렌드는, 그의 말처럼 한쪽에 밀어둘 만큼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아이돌 음악을 즐기는 층이 있는 만큼 저 같은 보컬리스트의 발라드가 그리운 분들도 많을 겁니다. 가벼운 미디엄 템포, 보이스를 강조한 곡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생각했죠. 김종국에게 트렌디한 음악을 기대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 거예요."
그의 말처럼 5집은 첫 곡 '고맙다'부터 히트곡'한 남자'의 정서가 진하게 묻어난다. 오랜 김종국의 팬이라면 타이틀곡 '어제보다 오늘 더'에 보다 끌릴 것 같다.
"'고맙다'는 '한 남자'를 만들었던 황찬희 작곡가와 조은희 작사가가 다시 만나 지은 곡이에요. 이들이 주는 곡은 받기 전에 항상 설레요. 너무 시적이고 마치 영화 스토리를 읽는 듯 감동적이죠. 마찬가지로 조은희씨가 지은 '그집 앞'은 모든 남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 같은 소재를 담고 있어서 테마가 좋다는 평을 받아요."
5집의 타이틀 '히어 아이 엠'은 마치 군중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목소리 같은 인상을 준다. "저 여기 있어요. 제가 돌아왔어요. 이렇게 말하는 모습이에요. 이 앨범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음반이라 생각해요. 지금 대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또한 냉정히 평가받을 기회이기 때문이죠. 신승훈, 김건모, 이승철 선배처럼 이름 하나로 그리움을 전해주는 큰 가수가 되고 싶어요."
김종국의 현재는 어쨌든 예능인과 뮤지션으로 혼재되어 있다. 두 손의 '떡' 중 하나를 놓아야 한다면 그는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터보'시절부터 작곡을 하는 등 외모지상주의 연예시장에서 음악성으로 버텨온 뮤지션인 동시에 SBS TV '엑스맨' '패밀리가 떴다'의 주요 멤버인 그에게 정체성을 물었다.
"저에겐 뮤지션보다 가수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려요. 예능은 제가 음악에 앞서 대중과 교류하는 중요한 루트라고 여깁니다. 처음 가수 생활을 할 때 그런 생각을 하면 부끄럽게 여기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음반 홍보를 위해 예능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다 편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예능을 한다 보시면 되죠."
마지막으로 한결같은 그의 목소리에 대해 물었다. 일명 '뽕끼'가 가득하면서 간들어지는 미성. 가수에게 독특한 목소리는 장점이면서 때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100% 만족한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죠. 다른 사람들 목소리가 부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14년 동안 가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건 이 목소리 덕분이죠. 처음에 보컬리스트의 기교가 부족할 때도 목소리가 큰 몫을 했죠. 너무나 고마운 걸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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