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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기업 채용박람회, 희망 속 긴장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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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기업 채용박람회, 희망 속 긴장의 발걸음

입력
2008.10.3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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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8시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관 3층 컨벤션홀 앞 로비. 검은색 정장 차림의 20대 남녀 수 천명이 이력서를 들고 줄지어 서서 초조한 모습으로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얼굴마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지식경제부와 KOTRA 주관으로 열린 '2008 서울 외국인 투자기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20대 청년들이다. 대부분 졸업을 앞둔 대학생과 취업 재수생들로, 30, 31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채용박람회에 1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한 청년 일자리 현실을 반영하듯, 이들은 180여개의 부스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 박람회에는 ING, 제너럴일렉트릭(GE), AXA(프랑스 생명보험회사),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 등 180개사가 참여했는데, 특히 구글, SC제일은행, 지멘스 등 이름이 알려진 기업의 부스에 구직자들이 많이 몰렸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우수 인재 채용이 중요하다"며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인재 발굴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바스프 조진욱 회장과 크리스 홀랜즈 SC제일은행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현장에서 인재 채용을 지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국바스프는 15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SC제일은행은 내년에 선발 예정인 신입행원 100명 중 30명을 이번 행사를 통해 뽑는다는 계획이다. "뛰어난 인재가 있다면 숫자에 관계없이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인사 담당자도 여럿이었다.

ING그룹 부스를 맡고 있는 최재영 부지점장은 "이번 행사에서 본사 직원 30여명과 재무설계사 400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라며 "채용 조건을 충족하고 일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인터뷰만으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 한국 지사를 설립한 계획인 스웨덴 헬스케어 그룹 '스웨디쉬 헬스케어'의 경영 담당 임원 닐스 퍼레슨씨는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을 채용해 신규 지사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관련 전공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청년 구직자들은 한결같이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국내 취업시장에서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되는 애들만 된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여전히 학력을 중시해 이른바 'SKY'대학 출신만 선호, 다른 대학 학생들은 응시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외국인 투자기업을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우 학력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자질, 미래 잠재력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구글 부스에서 만난 한국외대 산업공학과 4학년 김혜리(24)씨는 "과 친구들을 보면 평균 20개 기업 이상 지원을 했을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며 "국내 대기업은 학벌을 위주로 뽑기 때문에 중견기업이나 외국인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박람회는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인재 채용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이 박람회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청년 구직자는 300여명이며, 올해는 그 두 배인 600명 가량이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은 "이 박람회가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인재 채용문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부산 등 지방에서도 박람회를 열어 지방 인재를 발굴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KOTRA 조환익 사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확산으로 고용 부진이 심각한 시점에 외국계 기업들이 대거 채용 박람회에 참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참가 기업들이 대부분 유명한 글로벌기업인만큼,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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