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문상을 갔는데, 아는 사람이 상주밖에 없을 때가 있다. 무료히 있다가 바삐 일어설 수밖에 없다. 잔치 분위기로 가득한 결혼식장에서도 그럴 때가 있다. 가족들, 불알친구들, 학교친구들, 직장인들 떼를 지어 즐거워하고 있는데, 아는 이가 결혼하는 이밖에 없어서, 외로운 밥이나 먹고 돌아오는 것이다.
때로는 동문회 같은 데서도 외로워질 수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번끼리 세대끼리 소속 동아리끼리 갈라지고 끼리끼리 놀게 된다. 안타깝게도 어느 '끼리'에도 못 끼는 수가 생기곤 하는 것이다. 내가 속한 학번이나 세대나 동아리였던 이가 없어, 있더라도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어느 결엔가 혼자 멍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상이든 결혼식이든 동문회든 체육대회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게 자랑인 자리인데, 그런 곳에서 엄청난 고독을 맛보게 되니 '군중 속의 고독이구만!'이라는 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고독한 개인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데는 시상식이나 기념회다. 유대관계도 부족하고 다들 간만에 만난 사이다 보니 아예 처음 보는 사람도 많다 보니 군중 속의 즐거움보다는 시시때때로 군중 속의 고독에 빠지는 이들이 더 많다. 어쩌면 고독이 뻔하고 넘치는 곳으로 가야만 할 때가 많은 것이, 사회생활이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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