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다. 마지막 밤이다. 계절이 가고 새 계절이 오지만 희망보다 낙망이 앞선다. 등을 어루만지던 햇볕은 온기를 잃고, 뺨을 치는 바람은 힘을 더한다. 떠난 사람이 사무치고, 곁에 있는 사람이 그립다. 사랑과 추억과 이별과 낭만이 모자이크를 이룬 시월의 마지막 밤, 이 밤의 끝을 잡고 싶은 그대,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할 것인가.
■ 시월의 마지막 밤은… 사랑이다.
4년차 주부 김선아(34)씨는 5년 전 시월의 마지막 밤을 잊지 못한다. 지금은 남편이 된, 당시 남자 친구와 교제를 시작한 지 3개월째. 가을의 마지막을 무심히 보낼 수 없어 약속을 잡았고 저녁을 함께 했다. 생맥주 한 잔 걸치고 덕수궁 돌담길을 걷던 두 사람은 무심코 가벼운 첫 포옹과 첫 키스를 나눴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의 사랑은 급물살을 탔다. 양가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를 넘어 두 사람이 결혼식장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 던져준 강렬한 사랑의 인장 때문이었다.
이후 10월 31일은 결혼 기념일과 생일 다음으로 두 사람들이 챙겨야 할 주요 기념일이 되었다. "늦가을의 차가운 밤 공기 때문이었을까요. 팔짱을 끼고, 포옹을 하고, 입맞춤을 하며 서로의 체온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까닭 없이 들더군요.
매년 그랬듯 올해도 애는 친정에 맡기더라도 남편과 호젓하게 저녁을 함께 할 겁니다. 그래야 우리 부부의 사랑이 아직도 진행형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 시월의 마지막 밤은… 추억이다.
대학원생 홍미경(33)씨는 15세이던 중학교 시절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를 처음 알게 됐다. 연합고사를 앞두고 야간 자율학습을 하던 그 해 10월 31일, 사대를 졸업하고 갓 부임한 스물 다섯의 국어 선생님은 입시에 시달리는 가여운 여학생들을 위해 자진해서 이 노래를 불렀다.
늦가을 밤, 예쁜 여선생님이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던 아름답고 슬픈 선율은 그렇게 사춘기 여학생들의 심장에 유리 파편처럼 박혔다. 그가 노래에 곁들여 들려준 대학 시절의 추억과 함께.
홍씨는 "그날 이후 대학에 진학하면 나도 그날은 특별히 보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며 "매년 10월 31일만 되면 이젠 40대가 된 선생님께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곤 했다"고 말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노래 가사 하나에도 감성을 자극받던 순수하고 꿈 많은 중학생 시절의 나를 기억하게 해요. 달리 모일 핑계거리가 없던 가을날, 대학 친구들과 함께 보낸 시간과 추억도 되돌아 보게 만들고요."
■ 시월의 마지막 밤은… 이별이다.
회사원 김동호(32)씨는 매년 10월 31일이면 그녀의 집 앞을 떠올린다. 오해와 고통으로 얼룩졌던 춥고 시린 시월의 마지막 밤. 몇 해 전이었다.
애인으로부터 동물원의 노래 '우리 이렇게 헤어지기로 해'의 가사 한 토막을 문자 메시지로 받고, 김씨는 득달같이 그녀의 집 앞으로 달려갔다. 센티멘탈해진 그녀가 무심코 보낸 노래 가사를 이별의 메시지로 오해한 것.
하지만 그녀는 김씨가 집 앞을 서성이며 밤을 새도록 고집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김씨는 오해인 줄 몰랐고, 그녀는 오해를 풀어줄 생각이 없었던 것. 그렇게 그녀와는 엇갈리고 말았다.
"10월 31일이면 그날의 춥고 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얼어죽을 만큼 추웠죠. 그날이 시월의 마지막 밤이 아니었다면 그런 오해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도 나의 오해쯤은 가볍게 풀어줬을 거예요. 하지만 10월 31일이라는 시간의 자장에 들어서는 순간 둘 다 지독히도 멜랑콜리해졌죠."
술을 마시지 않는 김씨는 매년 시월의 마지막 밤이면 혼자서 가만히 그날의 이별을 다시 겪는다.
■ 시월의 마지막 밤은… 낭만이다.
광주 서구청의 박승현 문화체육계 계장은 매년 10월 31일이 조심스럽고 긴장되고 은근히 기대가 된다. 자신이 총괄하고 있는 '10월의 마지막 밤 행복 콘서트'를 통해 구민들에게 낭만의 시간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1년 중 11번 열리는 구청 주최의 '행복 콘서트' 중 10월 31일의 콘서트는 특별하고도 특별하다. 한해의 콘서트를 결산하는 하이라이트이면서도 주민들이 거는 기대가 남다른 무대다. 이날 콘서트는 규모부터 다르다. 공원 등의 간이무대에 올랐던 앞선 10번의 콘서트와 달리 정식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주민들이 이날은 특히 의미를 두고 공연장을 찾아요. 보통 때 콘서트는 많아야 200명이 관람하는데 지난해 10월 31일엔 460석의 객석이 꽉 찼습니다. 가족과 부부와 친구들이 공통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낭만이 충만한 날이라 그런 듯해요. 그러니 저희도 여러모로 신경을 쓰고 준비할 수 밖에 없죠. 올해는 800석 규모의 서구문화센터 대공연장을 잡아 놓고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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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1일의 상징성, 잊혀지지 않는 오늘… 왜일까?
따지고 보면 아무 날도 아니다. 기념일도 아니고 명절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그냥 보내면 어쩐지 서운한 날. 누구든 이날엔 달력을 보며 가만히 읊조린다. "아, 시월의 마지막 날이네." 그리곤 누군가 이 밤을 함께할 사람을 찾아 헤맨다.
서양인들에게 시월의 마지막 밤은 죽은 영혼이 되살아나는 야단법석 축제의 날(할로윈 데이)지만, 대한민국의 대다수 성인 남녀들에게 이 밤은 쓸쓸한 고독과 옛 사랑이 쓰나미처럼 범람하는 추억의 밤이다.
할리우드의 고독한 반항아, 리버 피닉스가 죽은 날이기도 한 10월 31일. 도대체 어떤 날이기에 한국인들은 이 날을 기리는 것일까. 어떻게 시월의 마지막 날은 한국인의 집단감성을 건드렸는가.
시월의 마지막 밤이 1982년 MBC 가요대상을 받은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노래 가사에 날짜가 들어간 유행가는 부지기수다. 015B의 '5월 12일'이나 엄정화의 '1996년 10월 16일 날씨 맑음' 같은 노래는 아예 날짜를 제목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12월 9월 목요일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로 시작하는 버즈의 '일기'도 있다. 하지만 이 곡들은 결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능가하지 못한다.
그날들은 '잊혀진 계절'이 포착한, 시월의 마지막 밤만이 강력하게 환기할 수 있는 어떤 독특한 정서를 구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인 손택수씨는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언어의 물질성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바슐라르의 말처럼 본래 반쯤만 열린 존재인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로서의 근원적인 고독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상에 쫓겨 자신의 결핍과 쓸쓸함과 실존적 고독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가을은 모든 것이 사라져가는 소멸의 시간. 잊고 있던 '소멸해가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날이 바로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혼자 보내기엔 벅찬, 누군가 이마를 맞댈 사람이 간절해지는 시간대.
본래 '잊혀진 계절'의 가사는 '9월의 마지막 밤'이었다가 음반 발매 시기가 늦춰지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뀌었다. 이 노래 가사가 9월의 마지막 밤이었어도 우리는 이 날을 기렸을까. 손 시인은 단호히 아니라고 말했다.
10월이라는 숫자의 어감이 스산하고 쓸쓸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달리 9는 소멸보다는 생성, 무르익음, 풍요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30도 뭔가 꽉 찬 완결의 느낌을 주는 데 반해 31은 꽉 찬 것이 기울어가는 느낌, 완숙을 넘어 쇠퇴해가는 어감을 풍긴다.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하면 추운 11월을 눈 앞에 두고 있어서인지 왠지 쓸쓸한 느낌이 있다"며 "계절적으로 가을이라는 낭만의 시기에서 겨울이라는 차가운 현실로 넘어가는 기로에 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화려했던 여름이 끝나고 황량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가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게 만드는 데다 그 쓸쓸함은 뭔가 따뜻한 것, 기대고 싶은 것을 찾게 만든다는 것.
화려한 여름 휴가철과 겨울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사이의 공백이 너무 길다는 것도 시월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고 싶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추석이 있다곤 해도 그건 가족들을 위한 의례일 뿐 젊은 영혼들을 위한 축제는 아니다.
여름 휴가에서 크리스마스까지의 팍팍한 가을날들. 그렇다.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외로운 마음을 뉘일 데 없는 가련한 영혼들을 위한 늦가을의 쓸쓸한 축제인 것이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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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마지막 밤, 나는 낭만에 푹 빠져버릴 거야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김승옥 '무진기행' 중에서)
그런 날이 있다. 미친 짓이라도 해야 미쳐버리지 않을 것 같은 밤. 일 년에 한번쯤. 납득할 만한 이유도, 납득해야 할 필요도 없이.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동그만 할미꽃이 되고픈 밤.
산에 살면 벚꽃이 하르르하르르 지는 봄날이, 바닷가라면 갯강구마저 달빛에 취한 백중사릿날이 그날일 게다. 도시에 산다면, 아마 시월의 마지막 밤이 아닐까. 오늘 밤엔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하릴없이 마음이 달뜨는 밤, 감상에 푹 젖어 무지근한 발길로 스며들 만한 곳을 찾아보자.
■ 코리안심포니 정기연주회 '가을에 만나는 브람스'
'대학축전' 서곡, 피아노협주곡 1번, 교향곡 1번 등 귀에 익은 브람스의 명곡을 연주한다. 깊어가는 가을밤의 세피아톤 감성에 짙은 채도를 더한다.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23-6258
■ 시월(詩月)의 마지막 밤 가을콘서트
시낭송과 소설 <토지> 속 명장면 낭독을 시작으로 원주시립합창단과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감동어린 공연이 이어진다. '잊혀진 계절',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등이 연주된다. 오후 7시, 원주시 토지문학공원. (033)762-6843 토지>
■ 시월의 마지막 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감미로운 콘서트와 한 잔의 와인, 그리고 즐거운 마임 공연을 한 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다. 밴드ㆍ배우와 함께하는 와인파티로 시월을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보자. 오후 8시, 부산 가톨릭소극장. (051)623-0678
■ 시네마 콘서트 가을 소나타
클래식음악의 듣는 맛과 영화의 보는 맛을 공감각적으로 결합시킨 무대를 선보인다. 한없이 몽클해진 가슴을 안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나보자. 오후 7시 30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02)565-1393
■ 유리상자와 함께하는 '추억의 가요 톱 10' 콘서트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한 자신만의 명곡을 꺼내 함께 부를 수 있는 무대. 사랑하는 연인, 친구와 함께 그때 그 시절 소중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보자. 오후 8시, 충무아트홀. (02)3446-3226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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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이용 "10월엔 공연 스케줄 폭주… 정신없어요"
"평소보다 스케줄이 서너 배로 늘어요. 31일이 되면 하루에 다섯 번은 무대에 오를 정도죠."
10월이 오면 전국에서 가장 바쁜 가수가 되는 이용(52)을 서울 여의도 앙카라공원에서 만났다. 어느새 만추로 달려버린 계절을 배경으로 그는 '잊혀진 계절'을 불러 보이며 자신의 '시월의 마지막 밤'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아마 3년 전 10월 31일이었을 거에요. 그날도 얼마나 바빴던지 허겁지겁 부산 해운대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었죠. 김해공항에 내리니까 차가 어찌나 막히던지. 후배가 준비해준 오토바이를 타고 냅다 공연장으로 달렸어요. 그러다가 광안대교 부근에서 그만 사고가 났어요. 미끄러진 거죠. 옷은 찢어져서 엉망진창이 됐지만 다행히 찰과상 정도로 그쳤어요. 간신히 수습하고 무대에 서니까 팬들이 깜짝 놀라고. 하하. 정말 잊을 수 없는 마지막 밤이에요."
사고 후 이용은 아무리 바쁜 10월 31일이라도 손수 오토바이를 몰고 달리진 않는다. 대신 오토바이에 매달려 가거나 서울시내에선 수상택시를 이용해 겨우겨우 스케줄을 맞춘다.
"이 날이 되면 당연히 제가 예약할 줄 알고 수상택시를 잡아주더라고요. 작년엔 '서비스'라며 그냥 태워주기도 하더군요.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18분이면 도착하니까, 무대가 한강에서 멀지 않다면 딱 좋아요. 선착장에서 내리면 오토바이를 잡아타고 달리는 거죠."
남들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며 온갖 운치를 내지만 그는 살인적인 스케줄 탓에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아무것도 못해요. 행사 쫓아 다니느라 정신이 없죠. 재미 있는 건 이날이 되면 젊은 사람들 정말 많이 만나나 봐요. 지방 스케줄이 잡혀있으면 제가 꼭 주최 측에 미리 전화해서 방 좀 예약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에요. 어딜 가도 이날이면 호텔부터 여인숙까지 방이 동날 지경이라니까요."
10월 31일이 되면 채널을 돌리는 족족 '잊혀진 계절'이 들린다. 심지어 뉴스 프로그램을 봐도 나올 정도다. 아직 공인되진 않았지만 하루 방송 최다 노래 기록을 달성했고, 지난해 기네스협회에서 실사를 했다고 한다.
"3,4년 전부터 모니터링 회사에 맡겨서 전국적으로 방송횟수를 세어봤어요. 작년 10월 31일 하루 동안 '잊혀진 계절'이 무려 117회나 전파를 탔어요. 엄청난 거죠. 노래가 3분48초니까 5시간이 넘도록 나온 셈이네요."
작년에 세상을 떠난 박건호씨가 작사하고 이범희씨가 작곡한 '잊혀진 계절'은 단조롭지만 풍성하게 울리는 반주와 마치 시를 읽듯 감성을 만지는 노랫말이 인기의 비결이었다.
1982년 발매 후 이 노래가 담긴 이용의 1집은 85만장이 팔렸고, 그해 연말엔 조용필의 아성을 깨고 가요대상을 휩쓸었다.
"사랑이란 단어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애절한 가사가 힘이었죠. 이런 좋은 노래를 제가 부를 수 있어서 행운이었고요. 원래 조용남씨가 부르려던 곡이 어떻게 저에게 넘어왔어요. 앨범 발매가 늦어져 '구월의 마지막 밤'이 녹음하면서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뀌었고요. 뿐만 아니에요. 제가 '씁쓸했던 표정이'를 잘못 불러서 '쓸쓸했던 표정이'로 가사가 달라지게 됐어요."
사람들은 이 노래에 숨겨진 사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옛사랑의 추억이라도 묻었을 거라고 믿는다. "박건호씨한테 계속 물었죠. 술 마시면서 짐짓 캐보기도 했고요. 결국 돌아가실 때까지 사연을 들을 수가 없었어요. 분명히 뭔가가 있었을 텐데요."
최근에 '잊혀진 계절'은 동방신기에 의해 리메이크 되면서 이용의 자식 세대에까지 인기곡으로 자리잡았다. "아이들이 공연장에서 절 보고 '저 아저씨가 왜 동방신기 노래를 부르지'라고 말하더라고요. 후배들이 불러주니까 더 잘 알려지는 것 같아요."
■ 이용이 말하는 '잊혀진 계절' 잘 부르는 법
● 시월이 되면 노래방에서 꼭 한 번 도전해 보게 되는 노래. 옛날 노래라고 절대 만만치 않다. 대부분 음이 흐트러지고 결국 괴성만 내지르다 망신만 당한 경험이 한 번씩 있는 노래이다.
● 이용은 "노래 첫 음을 잘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는 배에 힘이 들어갈 정도로 음이 낮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음을 올리다가 낭패를 본다.
조용필도 예전 방송 리허설에서 음을 높여 잡았다가 급기야 키를 낮춰 불렀을 정도로 힘든 노래이다. '잊혀진 계절'은 세 단계에 걸쳐 음역이 서서히 높아진다. 처음부터 음을 조금이라도 높게 잡았다간 중간 부분부터는 가성으로도 따라잡지 못하게 된다.
● 이용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깊게 올라가기 때문에 저음부의 감정과 고음부의 감정을 확실히 다르게 잡아줘야 한다"며 "처음엔 잔잔하게 호소하듯 부르고 절정부에선 짜릿하게 내지르며 불러야 좋은 점수를 딴다"고 말한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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