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모처럼 활짝 갰다. 한국과 미국이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는 소식에, 주식ㆍ외환시장은 환호성을 질렀다.
30일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무려 115.75포인트(11.95%)나 치솟은 1,084.72를 기록했다. 1998년6월17일 이후 최대의 상승폭이다. 상한가 375개 종목을 포함해 무려 839개 종목이 올랐다. ‘셀 코리아’로 증시 급락을 주도했던 외국인도 263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 역시 역대 가장 큰 폭인 11.47%(30.46포인트) 급등한 296.05으로 장을 마치며, 300선 회복에 다가섰다.
외환시장은 더 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10년10개월만에 최대의 하락폭을 보이며 달러당 1,2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무려 177원이나 떨어지며, 1,400원대에서 바로 1,200원대로 내려 앉았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국가부도위험은 현저히 개선됐다. 국가신용 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디플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하루새 1%포인트나 급락해 4.4%포인트에 거래됐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체결로 우리나라는 신용위험과 외화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나, 외화차입 증시자금유입 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2의 환란우려도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한편 이날 새벽 발표된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간 통화 스와프(자국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것) 계약에서, 양측은 서로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한도를 300억달러로 정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내년 4월30일까지 미 FRB에 원화를 맡기고 3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달러를 빌려올 수 있게 됐다. 비상시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한 셈이다.
우리나라외에 멕시코 브라질 싱가포르 중앙은행도 FRB와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FRB와의 통화 스와프 체결은 한국경제가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기한부이기는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확충되는 효과는 물론 외환시장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제통화기금(IMF)도 집행이사회를 열어 신흥경제국을 지원하는 달러 통화 스와프 프로그램인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ㆍShort-Term Liquidity Facility) 개설을 승인했다. 한국에 배정된 한도는 220억달러로, 우리나라는 FRB와 IMF를 포함해 총 520억달러의 비상시 가용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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