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서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흔히 독감을 제외한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환은 습도와 기온이 높은 여름에 발생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외로 요즘 같은 환절기에서 봄까지 바이러스성 질환이 많아진다. 이 때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이나 장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성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감기와 달리 고열, 근육통 및 관절통의 전신 증상을 수반한다. 폐렴으로 악화하기도 하고, 심하면 합병증으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일반 감기와 마찬가지로 유행성 독감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지만,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심폐질환자와 만성질환자, 50세 이상 고령자, 6~23개월 영유아, 임신부 등 노약자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인 11월 말까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3세 이하의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모든 가족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항바이러스 독감 백신으로는 GSK 의 '플루아릭스', 보령바이오파마의 '아그리팔' 등이 있다.
■ 에코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폐렴은 말 그대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호흡기 질환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질환에 속한다. 병원체에 따라 바이러스성 폐렴, 세균성 폐렴, 알레르기성 폐렴 등으로 나뉜다.
특히 바이러스성 폐렴은 에코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를 비롯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RS 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11월에서 3월 사이에 많이 발병하며, 기침, 발열,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바이러스성 폐렴은 세균성 폐렴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심하면 폐농양, 패혈증, 뇌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폐렴 예방에는 폐렴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도움이 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폐렴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호흡곤란이나 고열, 손톱이 파래지는 청색증 등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RS 바이러스
RS바이러스(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는 주로 늦가을부터 다음해 초봄까지 유행한다. 2세 이하 유아의 95% 이상에서 최소 한번 이상 감염되고, 감염 시 1세 미만 유아 사망의 주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다.
3개월 이하 신생아가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 원인 바이러스 중 77%를 차지할 만큼 신생아 및 영ㆍ유아 호흡기질환 발병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들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다.
RS 바이러스는 재채기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 등을 통해 1차 감염된다.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바이러스로 부엌조리대, 장난감, 수건, 이불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가족 구성원 수가 많거나 집단 활동이나 생활을 하는 영ㆍ유아에서 상대적으로 감염 확률이 높다. 증상은 재채기, 코 막힘, 콧물,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하다. 호흡이 곤란하거나 기침이 심하고, 피부색이 청색이나 회색을 띈다. 심하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보채는 경우가 많다.
특히 RS 바이러스가 주 원인으로 알려진 모세기관지염은 2세 이하 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늦가을부터 초봄에 걸쳐 유행한다. RS 바이러스 외에도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등이 모세기관지염의 주 원인이 된다.
증상으로는 숨을 가쁘게 쉬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고 가래나 콧물이 생긴다. 심하면 탈수나 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
RS 바이러스는 2세 이하의 영유아가 주로 감염되고, 감염 시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미숙아나 만성 폐질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아기는 RS 바이러스 예방 항체인 애보트의 '시나지스(성분명 팔리비주맙)'로 9월부터 예방 주사한다.
이밖에 가을에 발생하는 호흡기 바이러스는 어른 코감기의 주 원인이 되는 라이노 바이러스, 어른 기침감기의 원인인 코로나 바이러스, 영아기 모세기관지염, 폐렴, 유행성 각결막염 등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 바이러스 등이 있다.
■ 로타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
로타 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은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 5세 이하 유아는 거의 모두 적어도 한 번 이상 감염될 정도로 빈번히 발생한다.
감기증상과 비슷하게 시작해 발열과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한다. 심한 탈수나 영양장애 등으로 사망하기도 하는데 영ㆍ유아가 감기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10월부터 증가하는 로타 바이러스는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과 더불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로타 바이러스 예방백신으로는 MSD의 '로타텍'과 GSK의 '로타릭스' 등 2종이 나와 있다. 생후 6~24개월 월령에서 로타 바이러스로 인해 장염에 가장 많이 걸리므로 그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 장염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노로 바이러스는 비누나 알코올로 씻어도 죽지않을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구토와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으므로 감기처럼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구역질과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며 어린이나 고령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탈수증상을 보이기도 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감기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 역시 겨울철 장염을 유발하는 아스트로 바이러스 등이 장염 바이러스에 속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바이러스성 질환은 전염성이 강한 반면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많아 유행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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