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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마이크로칩 이식, 성남서 첫 시범실시/ "우리 멍멍이 잃어버릴 걱정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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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마이크로칩 이식, 성남서 첫 시범실시/ "우리 멍멍이 잃어버릴 걱정 뚝!"

입력
2008.10.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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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을 제 호적에 올린 느낌입니다."

22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인근 가나동물병원. 6년째 키우고 있는 시추 '일남'이와 '아찌'에 마이크로 칩 이식 주사를 맞힌 이광재(62)씨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제 이들을 잃어버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버려지는 애완견을 줄이기 위해 최근 동물보호조례를 개정하면서 성남시가 13일부터 전국 최초로 마이크로 칩 이식 시술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이는 올 초 시ㆍ도지사가 애완동물의 등록을 강제할 수 있고, 시행시기는 해당 시도가 결정하도록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직경 2.1㎜, 길이 12.3㎜ 의 연필심처럼 생긴 마이크로 칩에는 국가, 지자체, 동물 고유번호와 소유자 이름, 주소, 연락처, 개의 생일과 품종, 성별 등이 저장된다.

애완견의 뒷덜미를 잡아 늘여 가죽과 근육 사이에 주사하는 방식이어서 통증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게 수의사들의 설명이다. 서류작성 포함 10분이면 시술이 끝나고, 시범기간에는 칩 비용 1만9,000원도 받지 않는다.

시범실시를 시작한 지 10일 만에 성남시 수정ㆍ중원구 27개 동물병원에는 1,500여명이 애완동물을 데려와 마이크로 칩 시술을 받았다. 동물병원들은 오후만 되면 시술 희망자들이 밀려드는 통해 본업을 제쳐두고 시술에 나서고 있다. 성남시는 시술자가 갈수록 많아져 내달 말 기한이 되기 전 8,000마리 분량의 칩이 동 나지 않을까 우려할 정도다.

가나동물병원 김용우(44) 원장은 "대체로 애완견을 오래 키워 정이 많이 들수록 일찍 찾아와 시술을 받는 편"이라면서 "애완견을 가족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시술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300여마리를 시술했으며, 시술 대상에는 '바둑이'같은 잡종견도 4마리 포함됐다. 또 한 시민은 한꺼번에 30여마리를 데려오겠다고 해 김 원장이 직접 집을 방문해 시술해 주기도 했다.

요크셔테리어(10)와 치와와(8) 2마리에 칩을 맞혔다는 김태호(52)씨는 "말 못하는 아이에게 이름표를 달아준 심정"이라면서 "마치 호적에 등재한 것 마냥 친밀감도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아무리 동물이라도 칩이 몸 속에 삽입되면 이물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칩 이식을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애견인과 애견의 권리를 침해하는 만큼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시범시술이 끝나면 칩 이식이 유기견 방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지를 분석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10월부터 조례를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조례가 시행되면 애완견 주인은 실비를 내고 의무적으로 칩 시술을 받아야 하며 위반할 경우 과태료 30만원이 부과된다. 경기도에서는 연간 3만여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유기견 처리에 27억여원을 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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