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너무 성장에만 골몰해 정의나 바른 삶을 추구하는 자세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달 말로 은퇴하는 신경하(67) 대한기독교감리회 감독회장은 요즘 마음이 무겁다. 자신의 뒤를 이어 교단을 이끌어갈 후임 감독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불거진 감리교의 내분이 한 달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 감독회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4년 동안 최선을 다해 보람과 기쁨을 얻으면서 마지막을 마무리하려 했는데 덫에 걸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감리교의 내분은 지난달 25일 감독회장 선거에서 김국도(63ㆍ임마누엘교회) 목사가 최다득표를 했지만 명예훼손에 따른 벌금형 등으로 후보 자격이 없어 득표 2위 고수철(65ㆍ흑석동제일교회) 목사가 당선자로 공표된 것이 발단이 됐다.
선거를 앞두고 김 목사의 상대후보 3명이 낸 '후보등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받아들여졌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김 목사가 최다 득표를 한 것이다.
이후 양측은 서로 당선자라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 감독회장은 30, 31일 안산1대학교에서 열리는 감리교 총회의 사회를 보고, 후임자가 취임식을 올리면 임기를 마치게 되지만 총회는 어떻게 전개될지 불투명하다.
한국 사회에서 123년 동안 하나의 교단으로 유지되어 온 감리교는 지난해말 현재 6,000여 개 교회, 156만 명의 신자가 있다. "교단장 입장에서 너무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교회가 '옳으냐, 틀리냐'보다 '복 받자'는 것에 치중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교회의 아픔이자, 지도자들의 잘못입니다." 신 감독회장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면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나고 자정의 목소리가 나와 회복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회장은 40년이 넘도록 목회를 하면서 큰 교회 담임목사도 지내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등 요직을 거쳤지만 아직 집도 없다.
그는 최근 퇴임 기념으로 발간한 묵상집 <매일 아침 1분> (은행나무 발행)에서 "교회와 교단에서 제공한 사택에서 살았고 담임목사 때도 교회에 먼저 헌금을 하느라 집을 장만할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매일>
신 감독회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소리없이 물러나 40년 이상 목회한 노하우를 후배들을 위해 쓰고 싶다"면서 "해외선교사 자녀를 위한 장학재단과 젊은 목회자, 신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성수련원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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