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9일 실시된 10ㆍ29 재보선에서 힘겹게 텃밭 방어를 했다. 기초단체장 2곳 중 울산 울주군수 선거에서 이겨, 재보선에서 패배했다는 평가는 면한 것이다. 민주당의 성적은 부진했고, 자유선진당은 텃밭인 충청권 3곳에서 모두 승리해 고무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자유선진당을 빼고는 어느 한 정당의 완승이나 완패를 말하긴 어려워 정국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으로선 체면치레는 했다. 울주군수와 영남권 광역의원 3곳 중 2곳을 이기고, 이번 선거 중 유일한 수도권인 인천 남구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남권이 텃밭임에도 울주군수 선거에서는 힘겹게 겨우 이긴데다 경북 구미 광역의원, 경남 의령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기 때문에 전체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 특히 울주군수 선거의 경우 개표 이후 밤 11시께까지 계속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가 겨우 역전시켰다. 개표 초반에는 한때 10% 포인트까지 뒤지기도 했다. 역전승을 하긴 했지만 신승인 셈이다.
그러나 패배는 면한 만큼 한나라당으로선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이 기초단체장 2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9곳 등 전국 14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이긴 했지만 현정부에 대한 평가 성격임을 배제할 순 없었다. 더구나 경제 위기까지 겹쳐 있다. 또 새 정부 들어 첫 선거였던 6ㆍ4재보선에서 참패한 데다 '박희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심을 확인하는 선거였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앞으로 향후 야당과의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크게 밀리지는 않게 됐다. 아울러 박희태 대표도 당내 리더십에서 상처를 입지는 않게 됐다. 또 2003년 4ㆍ24 재보선 이후 올 6ㆍ4 재보선까지 총 11차례 재보선에서 여당이 승리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패배의 고리는 끊었다는 말도 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으로선 만족스럽지는 않은 결과다. 민주당은 후보를 낸 5곳 중 단독 출마한 전북 임실 다 기초의원 선거 1곳에서만 무투표 당선으로 승리를 거뒀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패배했다. 특히 텃밭인 전남 여수 바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승리를 기대했으나 실제 개표 결과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선거구가 각 당의 텃밭에 집중돼 있는 등 선거 구도상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선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유선진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의 최대 승자라고 자부하고 있다. 충남 연기군수 선거를 비롯해 충남 지역 기초의원 선거 2곳 등 충청권 선거구 3곳 모두를 석권해 이 지역 맹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앞으로 캐스팅보트 정당의 위상도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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