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ㆍ백인계 혼혈인의 현역입영을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병무청이 28일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의 질의에 독특한 답변을 내놨다. '왕따와 따돌림 등으로 인한 부적응과 군 사고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유 의원은 최근 "아시아계 혼혈인은 현역 입영이 가능하나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흑ㆍ백인계 혼혈인의 현역 입영을 막는 조치가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서를 병무청에 보냈다.
실제 병무청은 지난해 12월 병역법을 개정하면서 '병역의무 및 지원은 인종·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을 신설하면서 '인종·피부색 등으로 인하여 병역을 수행하는데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흑ㆍ백인계 혼혈)은 현행대로 제2국민역에 편입한다'는 내용을 별도조항(65조 1항)으로 규정했다.
병무청은 이에 대해 "현재 한 민족 간에도 사소한 차이로 내무생활 때 왕따 등을 이유로 자살 및 총기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흑ㆍ백인계의 경우 피부색과 문화의 차이로 왕따, 따돌림 현상이 심화할 우려가 있어 부득이 제2국민역으로 편입하고 있다"는 답변서를 유 의원 측에 제출했다.
병영문화개선을 통해 군내 왕따와 따돌림 현상이 제거됐다는 군의 설명과 달리 병무청은 이런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병무청은 또 "병역법의 별도조항은 혼혈인에 대한 편견과 부당한 대우라기보다 외모를 이유로 단체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혼혈인 보호의 목적이 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흑ㆍ백인계 혼혈인의 비율이 증가해 공동체에서 충분히 차별 없이 적응할 수 있다는 인식이 성숙할 경우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애국심을 갖도록 일반인과 동일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토록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