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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위기 상황에도 달라지지 않는 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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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위기 상황에도 달라지지 않는 민노총

입력
2008.10.2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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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산업노조 곽민형 비대위 수석부위원장이 "희망이 없다"며 27일 민주노총을 전격 탈퇴했다. 그는 왜 민주노총이 희망이 없는지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정치적 조합주의에 함몰된 노선부터 비판했다. 민주노총이 가장 중요한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자들의 권리 향상은 외면하면서 반정부 정치활동이나 친북, 반미운동에만 빠져 있다는 것이다. 조국, 기업, 일자리 없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없기에 그런 그들에게 노동자와 서민의 생명줄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전근대적인 노동방식도 비판했다. 현장의 아픔을 외면한 채 집행부가 정치적으로 판단해 일방적 지시를 내리고 거부와 비판은 용인하지 않는 1970년대식 운동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 경제가 어려워 사업장 가운데 부도가 난 곳이 많은데도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총파업 지침이 자꾸 내려온다는 것이다.

분열을 조장하는 집행부의 고질적 정파주의도 여전하다고 했다. 게다가 가장 소중한 연대의식까지 실종돼 버렸다. 그의 주장은 현대차 노조처럼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소위 '노동귀족들'이 고용 불안과 최저임금에 허덕이는 같은 현장의 비정규직은 배려도 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것에서도 드러난다.

그의 비판과 실망은 과장이 아니다. 24일에도 민노총 대표단 50여명은 경제위기로 어느 때보다 불안한 노동자들을 뒤로 한 채 방북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 수배를 피해 조계사로 피신한 위원장은 똑같은 투쟁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집행부 역시 촛불시위와 독재정권 타도를 들먹이며 전국노동자대회(11월 9일)와 공공부문 결의대회(22일)에서의 대대적 반정부 정치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곽 부위원장의 탈퇴는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전교조를 탈퇴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민주노총으로서는 원인을 개인과 정부의 압력으로 돌릴 일이 아니라, 뼈아픈 자성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과 노동자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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