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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대학 수시 논술 분석/ 교과 지문활용 줄고 단원간 연계성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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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대학 수시 논술 분석/ 교과 지문활용 줄고 단원간 연계성 중시

입력
2008.10.2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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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통합논술이 위력을 떨치고 있다. 수시 논술은 정시모집에 비해 실시 대학 수가 많고 반영비율도 높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에 주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치르는 점을 감안하면, 수시 2학기 논술 문제를 점검해 보는 것은 올해 정시 논술의 출제 방향을 가늠해 보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각 대학은 올해 논술 시험에서 교과 친밀도를 한층 높였다. 교과서 지문의 활용은 지난해보다 적었으나 교과 단원간 연계성을 중시하는 문제들이 돋보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논술을 준비할 때 개념을 단순히 암기만 할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원리 학습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시 2학기 논술고사를 실시한 경희대, 숙명여대, 동국대의 기출 문제를 분석해 본다.

■ 경희대

인문 오전과 오후로 나눠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비교적 짧은 제시문을 여러 개 주고 다양한 분량의 답안을 요구했다. 제시문 자체의 난도는 낮았지만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문제 해결이 가능했고, 논제의 요구 사항도 복잡한 탓에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수험생도 많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도표와 관련된 까다로운 수리 문제를 출제해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를 높였다. 평가의 초점은 학문적 개념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얼마만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느냐였다. 이 때문에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파악하는 일이 고득점의 관건이었다.

자연 시험 대상을 Ⅰ과 Ⅱ로 분리했으며, 두 유형 모두 수리ㆍ과학 통합 논술을 3문항씩 출제했다. 논제에 따라 관련 주제와 제시문을 달리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 자연 계열 전 교과군에서 고르게 문제가 나왔다.

예년에 비해 제시문의 길이가 짧아지고 논제 형태가 단순해진 대신, 교과 개념에 대한 이해력과 적용력, 문제 해결 능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통합논술의 흐름이 두드러졌다.

일부 문항에서는 수식을 제공하고 특정 값을 산출할 것을 요구해 본고사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교과 관련성이 높다는 점에서 평소 학교 수업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이를 응용하는 훈련을 한 수험생들에게 유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 숙명여대

인문 공통 3문항, 계열별 문항 2개를 합쳐 총 5문제를 출제하는 기존의 형태는 유지했다. 그러나 '논술우수자 전형'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수준은 훨씬 높아졌다는 평가다. 공통 문항에서는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적 태도가 드러난 제시문과 함께 구체적 사례를 주고 두 관점 중 하나를 택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도록 했다.

주어진 자료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의도다. 계열별 문제는 '인간의 본성과 삶의 태도'에 관한 주제가 나왔는데 추상적 개념('자유')과의 접목을 시도했다. 계열 특성에 맞게 인문학적 상상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자연 계열 문제로 과학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서술ㆍ계산형 문제를 4, 5번 문항으로 출제했다. '가설의 검정'을 신약 개발 상황에 적용해 신약의 차별성을 입증하는 과정을 증명하게 했다.

또 '로그의 성질과 확률'이라는 기본 교과 개념을 토대로 특정 값을 구하는 수리문제도 새롭게 선보였다. 직접적인 풀이 과정과 답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교과 지식에 대한 이해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이었지만 수리 문제는 풀이 과정에서 다소 변별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동국대

인문 현대사회의 위기, 효율적 시장가설, 현대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제시문이 등장했다. 기존의 논술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에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대비했다면 크게 당황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텍스트의 요약과 이해 능력을 중시하는 동국대 논술의 경향이 올해도 이어졌다. 다만 문제해결 능력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제시문의 출제 의도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수험생은 엉뚱한 답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았다.

자연 단백질 함량 측정, 자료 유형 분석, 전송의 효율성 등이 주제로 나왔다. 동국대 자연계열 논술고사의 특징은 시사적인 소재를 제시문으로 사용하고 교과 지식을 직접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수리적인 풀이 과정이나 답을 요구하지 않고 문항별로 답안 분량을 지정한다는 것도 다른 대학과 다르다.

이번 논술고사에서도 멜라민, 자료의 유형, 이더넷의 레임 전송 방식 등 실생활에서 소재를 차용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정보기술 관련 지문을 출제한 점도 눈에 띈다. 단편적인 교과 지식에 의존한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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