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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헤지펀드, 다음 타깃은 한국" 說 說 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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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헤지펀드, 다음 타깃은 한국" 說 說 끓는데…

입력
2008.10.2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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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0년 전 외환위기에 이어 또 다시 헤지펀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흔히 우리나라 증시에서 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상당부분이 헤지펀드다. 특히 우리나라 외환시장,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 등에서 외국인 비중이 유난히 높은 것도 이 같은 위기설의 배경이다.

■ 연일 이어지는 외신의 위기설

헤지펀드발(發) 한국 위기설의 근원지는 외신이다. 미국 월가의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최근 블룸버그통신 칼럼을 통해 해외 헤지펀드의 한국 금융시장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페섹은 "바야흐로 한국에 베어스턴스의 유령이 출몰했다"며 "헤지펀드 등 해외 투자자들이 아이슬란드에 이어 이제는 한국을 다음 목표로 삼는 상황이 됐다"고 경고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2년 전에 예고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신흥시장:누가 위험한가'라는 글에서 "한국은 갑작스런 금융흐름의 경색으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공격받기 쉬운 국가가 됐다"고 주장했다.

■ 왜 유독 한국인가

우선 위기에 처한 헤지펀드 상황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금융대책은 은행과 예금자를 보호하지만 헤지펀드와 그 투자자를 보호하지는 않는다.

특히 다양한 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해 이익을 창출했던 헤지펀드는 10월 말 결산시점을 맞아 투자자들로부터 엄청난 환매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올해 300개 가까운 헤지펀드가 파산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성난 투자자에게 돈을 주려면 전 세계에 투자해 놓고있는 자산을 팔아야 한다. 과거에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기업 단위로 청산했지만, 최근 발생한 '헤지펀드런'(대규모 환매사태)에서는 국가 단위로 자산을 청산해야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를 비롯해 전 세계의 주가폭락은 이 같은 헤지펀드 청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환위기 이후 상당한 헤지펀드 자금이 몰린 한국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먹잇감일 수 있다. 더구나 한국경제의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치워야 한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아시아 신흥시장 가운데 우리나라 만큼 연기금 등이 적극 개입하면서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주는 국가도 드물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헤지펀드에 의한 거래는 전체의 약 20%로 추정된다"며 "10월 한달에만 주식과 채권 등 투자자산의 외국인 매도는 7조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산을 청산하고 받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서 달러 수요를 키운 것이 환율급등에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 헤지펀드발 위기는 기우

그러나 헤지펀드의 한국 자산 청산은 이미 충분히 진행됐다는 주장도 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의 결산월이 10월에 대거 몰려있어 감세 목적의 보유자산 매각이 10월 후반부에 집중돼 있다"며 "연말에는 헤지펀드의 위험회피성 자금이탈이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HMC투자증권의 이종우 센터장은 "헤지펀드 공격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부 신뢰 회복과 달러 유동성 확보가 선결과제"라며 "특히 정부가 달러가 충분하다는 말만 할 게 아니라 실제 외채 발행과 미국과의 달러스와프 추진 등을 통해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걸 입증해 보인다면 외국인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헤지펀드

100명 미만의 투자가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모아 카리브해의 버뮤다제도와 같은 조세회피 지역에 위장거점을 설치하고 자금을 운영하는 투자신탁. 헤지펀드는 파생금융상품을 교묘하게 조합해서 도박성이 큰 신종상품을 개발하는데, 이것이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이들은 파생금융상품을 집중적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이들이 일제히 준동할 경우 국제금융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하루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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