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쏟아 부은 돈은 지구상 모든 사람들에게 애플의 아이포드(i-pod)를 사줄 수 있는, 미국 내 모든 고속도로를 23.5k 금으로 포장할 수도 있는, 또는 모든 미국인의 신용카드 대출금을 갚아줄 수도 있는 정도로 큰 액수다.
이처럼 다소 황당한 계산을 해낸 이는 경제학자도 국제정치학자도 아닌 미국의 평범한 광고회사 직원이다. 미국 테네시주(州)에 사는 로브 심슨(51)은 지난해 TV에서 이라크 전쟁비용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그를 더욱 경악케 한 것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도 크게 분노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이러했다. 사람들은 1조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실감하지 못하기에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비로 조수를 고용, 1조달러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1년 여의 연구 결과 심슨은 최근 '우리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이라크 전쟁에 쏟아 부은 1조달러를 사용할 50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심슨이 밝혀낸, 1조달러로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일은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도 형편 없는 미국의 교육제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 1조달러면 모든 미국 학생에게 무상으로 대학교육을 제공할 수도, 190만 명의 교사를 추가로 고용할 수도 있다. 사회복지제도 개혁도 가능하다. 향후 65년간 태어나는 모든 미국인에게 무료로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할 수도 미국 내 모든 노인들에게 뷰익 자동차를 제공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다. 경찰의 수를 2배로 늘려 치안을 강화할 수도 1,660만채의 집을 지어 4,300만명의 집 없는 미국인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심슨은 AP통신에 "1조달러로 할 수 있는 허황된 그리고 실용적인 일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1조달러의 전쟁비용은 금융위기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액이다. 부시 행정부가 지원키로 한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 기금을 조달하고도 3,000억 달러나 남을 정도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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