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의학 드라마 '종합병원'이 14년 만에 시즌2로 브라운관에 돌아온다. 11월 15일 첫 방영을 목표로 촬영 중인 MBC '종합병원2'는 이재룡과 김소이 등 시즌1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던 연기자들이 대거 재회한다.
이재룡과 김소이는 각각 레지던트에서 스태프 의사, 일반 간호사에서 파트장 간호사로 지위가 올랐지만, 극의 구심점은 후배 차태현과 김정은에게 내줬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성모병원 촬영현장에서 만난 차태현과 김정은은 각자의 역할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정은은 "긴급 상황이라면 맹장도 뗄 수 있을 것 같다"고, 차태현은 "이미 의학 드라마('해바라기')에 출연한 이력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8월에 2박3일 동안 직접 체험한 레지던트 생활은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하루 2시간 꼴로 토막잠을 자며 심폐소생술과 기도 삽관 등을 실습하고, 심장이식과 간이식 수술을 참관하며 감을 익혔다.
김정은은 "목을 자해한 환자 등을 응급실서 대하며 병원의 끔찍한 모습을 경험했다"며 "실습 때 알게 된 레지던트를 '납치'해와 궁금한 점은 꼭 물어본다"고 했다. 차태현은 "배를 가르고 맹장을 떼어내는 장면을 지켜보며 연기에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역할은 사법연수원 수료 뒤 의대에 진학한 수재 중의 수재 정하윤. 치유되지 않은 과거의 상처 때문에 의료 전문 변호사를 꿈꾸는 인물이다. 김정은은 "저와 달리 가방끈이 너무 길어서 처음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캐릭터"고 말했다.
하지만 "공부만 잘 하는 '헛똑똑이'로 허점이 의외로 많아 가엽고 불쌍하기도 한 인물"이라며 "의사들을 깨부수자는 확고하지만 비뚤어진 의식을 지녔으나 점차 이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태현은 최진상이라는 극중 이름이 암시하듯 웃기는 '진상' 짓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의술보다는 인술에 더 목말라 하는, 진중한 의사의 역할을 구현해 낸다.
하윤과 진상은 느슨한 사랑의 줄다리기를 계속하며 또 다른 동료 레지던트(류진)와 삼각 멜로를 형성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극의 동력이 되진 않을 듯하다.
"다른 메디컬 드라마와 차별이 되는 부분이죠.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이 중심을 이루면서도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전개될 듯합니다."(차태현)
두 사람은 1998년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린 SBS 드라마 '해바라기' 이후 꼭 10년 만에 의학 드라마로 재회했다. 의사와 환자로 연기를 주고 받다가 의사와 의사로 만나게 된 것이다.
차태현은 "살짝 부담이 된다"고 했다. "예전 모습에서 비롯된 선입견을 시청자들이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잔재미도 있을듯해 예전 모습을 연상케 하는 연기를 일부러 피하려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종합병원2'의 현장 지휘자는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와 '안녕, 프란체스카'로 기묘한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노도철 PD. 밑그림은 인기 드라마 '허준'과 '주몽'의 최완규 작가가 그리고 있다.
이들에 대한 연기자들의 기대도 크다. "어항 속의 붕어들처럼 캐릭터들의 매력이 파닥파닥 살아 숨쉬는 드라마예요.
사람들의 관계에 얽매인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굉장히 경쾌한 이야기가 될 겁니다."(김정은) "노 PD가 연출을 맡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죠. '안녕, 프란체스카'처럼 색다른 의학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차태현)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사진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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