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까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주말부터 27일 회의 때까지 ‘사상 초유의 긴박함’을 보였다.
사실 지난주 말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전격 인하는커녕, 한은의 은행채 매입조차도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24일) 국내와 뉴욕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정책당국의 위기감은 급속도로 높아졌다. 당장 월요일 폭락을 막을 특단의 조치가 시급해졌다.
이 총재는 토요일(25일) 긴급 소집된 서별관회의(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이 청와대 서별관에서 가지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에 이어, 일요일(26일) 오전에는 대통령 주재의 긴급 금융대책회의에 잇따라 참석했다. 이미 이 자리에서 긴급인하의 방향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회의 후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종 결정은 금통위가 하겠지만 시중 금리 안정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사실상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이 총재는 청와대 회의 직후, 월요일 아침 긴급 금통위 회의 소집을 결정한 뒤 곧바로 한은으로 출근, 금통위원들과 전화 통화로 금리인하에 대한 의견조율에 나섰다. 일단 인하에 공감대는 이끌어냈지만 폭에는 여전히 의견이 갈렸다.
27일 오전8시. 금통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을 배석자 없는 별도의 방으로 불러모아 40분여간 인하 폭을 두고 최종 고심을 거듭했다.
결과는 0.75%포인트 인하. 사상 최대폭이었다. 지금까지 인하 패턴은 2001년 9ㆍ11사태 직후 0.5%포인트 긴급인하를 포함, 3차례에 걸쳐 1%포인트를 내린 것이 최대.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훨씬 파격적인 새 기록이 탄생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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