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수도 캔버라의 국회의사당에서 호주 원주민 아보리진 앞에 고개를 숙였다. 과거 정부의 원주민 탄압 역사에 대해 총리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표한 것이다.
러드 총리는 이날 "원주민들, 특히 '빼앗긴 세대'에 아픔과 손실을 끼친 호주의 과거 법과 정책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빼앗긴 세대'는 1915~69년까지 동화정책이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백인가정에 보내져 길러진 아보리진 원주민들을 가리킨다.
EBS '다큐프라임'이 27~29일 오후 9시 50분, 3부작 '공생, 자연과 문명-당신이 모르는 호주'를 통해 호주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우리에겐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의 천국', '코알라와 캥거루의 나라', '백호주의라는 백인우월주의 정책이 실시됐던 곳' 등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전달됐던 오세아니아의 대국 호주의 진면목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27일 방영되는 1부는 원주민 아보리진의 비극을 되돌아본다. '빼앗긴 세대'는 아보리진의 슬픔을 대변하는 용어이지만, 원주민들의 가슴 아픈 역사는 '빼앗긴 세대'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6만년 전쯤 남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아보리진은 유럽인이 호주에 나타나면서 평화롭던 시절을 빼앗긴다.
백인들은 땅을 조상으로 여기며 수 만년 역사를 영위해 온 아보리진에게서 땅을 빼앗은 후 그들만의 토지 대장을 만든다. 그리고 땅을 차지하고 있던 아보리진을 학살하고 내쫓았다. 미국의 서부 개척사를 떠올리게 하는 비극의 역사다.
최근 호주 정부는 과거의 정책과 행위들의 잘못을 인정,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여러 가지 혜택을 부여하고 아보리진을 현대 문명으로 끌어안으려 하고 있지만 이들은 요지부동이다.
자기들끼리 모여 여전히 원시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아보리진은 자신들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자연과 교감할 능력을 이미 오래 전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아름다운 영성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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