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아내와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내연녀와 함께 일본으로 도피했던 전직 대학교수가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국내로 압송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24일 일본에서 숨어 지내다가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검거된 전 서울시립대 교수 배모씨(45)와 내연녀 박모씨(39)의 신병을 인계 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1999년 12월31일 오후 4시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 S아파트에서 아내 박모(당시 32)와 아들(6)을 독극물로 살해한 뒤 시신을 불 태우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00년 1월13일 시신이 발견된 뒤 배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수배했으나, 배씨와 박씨는 이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도피한 상태였다. 배씨는 일본에서도 용케 인터폴과 현지 경찰을 피해 다녔으나, 지난 2일 나고야에서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신원이 들통나 범죄인 인도협약에 따라 한국으로 압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99년말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던 배씨가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시신 발견 직전인 2000년 1월11일 일시 귀국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배씨의 정확한 행적과 내연녀 박씨의 범행 공모 여부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법 북부지원은 배씨가 도피중이던 2001년 '사위가 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해 아버지로서 딸에게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숨진 박씨의 친정 아버지 등이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배씨에게 1억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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