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주말을 맞아 직장 동료들과 수락산에 오른 이모(52)씨는 하산 도중 갑작스레 심한 가슴통증을 느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산악구조대의 도움으로 간신히 하산해 인근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이씨는 의사로부터 심근경색이란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씨는 "숨 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면서 "일행 맨 뒤에서 산을 내려오다 이런 봉변을 당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늦더위가 물러간 뒤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크게 늘면서 안전사고도 빈발해 철저한 대비와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26일 발표한 '2005~2007년 산악사고 구조현황'에 따르면 등반도중 사고를 당해 구조된 인원은 2005년 670명, 2006년 715명, 2007년 744명 등 연평균 5.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월별로는 10월(243명) 6월(202명) 5월(192명)순으로 단풍철인 10월에 구조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요일별로는 일요일 732명(34.4%) 토요일 442명(20.8%)으로 55.2%가 휴일에 사고를 당했다.
연령별로는 50대 673명(31.6%) 40대 554명(26.0%) 60대 408명(19.1%)으로 40~60대가 76.7%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57.4%)이 여성보다 많았다.
유형별로는 추락 낙상 등 부상환자가 813명(38.2%)으로 가장 많았으며, 길을 잃는 등의 조난사고 334명(15.7%)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 급성질환이 304명(14.2%) 순이었다.
대형 산악사고의 지표로 볼 수 있는 산악헬기 출동 건수는 지난해 총 306건으로 북한산(125건) 도봉산(66건) 수락산(39건) 관악산(34건) 등 순이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등반 사고가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주말과 휴일 등산객이 몰리는 북한산과 도봉산, 관악산 등에 구조ㆍ구급대원을 전진 배치하는 '등산목 지킴이' 제도를 실시하는 한편 산속의 우편번호라고 할 수 있는 '산악표지판'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안전한 산행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무리하지 않거나, 자만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단풍 등산에 들떠 음주산행을 하거나,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성인병을 가지고 있으면서 무리하게 산행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건강을 위한 산행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잃게 만들 수 있는 만큼 건강상태나 체력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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