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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평양대마방직합영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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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평양대마방직합영회사

입력
2008.10.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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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대마방직합영회사가 30일 평양에서 준공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간다. 남측의 안동대마방직(회장 김정태)과 북측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새별총회사가 절반씩 총 3,000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평양 선교구역 영제동 방직거리 4만 7,000㎡ 부지에 자리잡았다.

종업원은 1,000명 안팎. 북한 각지에서 재배된 대마를 원료로 하는 삼베 제품과 양말 속옷 등 일반 면직 제품 등을 생산한다. 가동 초기에는 연간 매출이 1,000만 달러 정도지만 증설이 완료되면 6,000만~1억 달러에 이르고, 종업원도 3,300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 합영회사는 북측이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1984년 제정한 합영법에 따라 설립하는 외자합작회사다. 초기에는 재일 조총련계 자본이 많이 참여했으나 지금은 중국 자본의 진출이 급증하고 있다. 남한 기업들도 1996년 ㈜대우와 북한의 조선삼천리총회사가 남포공단에 설립한 '민족산업총회사'를 시작으로 의류와 가방 봉제 합영회사에 상당수 진출했다. 그러나 평양 시내에 진출한 남북 합영회사는 평양대마방직이 처음이다. 북측이 남측 기업에 평양을 처음 개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 평양대마방직이 생산한 제품들은 대부분 남한으로 반입돼 국내에서 소화되고 일부는 수출도 한다. 가격 경쟁력이 중국산에 앞서 국내시장에서 중국제품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고 한다. 생산량의 일부는 북한주민의 수요도 충당하게 된다. 평양대마방직은 삼베 원료의 자체 조달 등을 통해 북측에 주는 이익이 상당하다. 김정태 회장은 개성공단은 총매출액 중 북한에 떨어지는 이익이 6~8%에 불과하지만 평양대마방직은 20%가 넘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파급력 면에서도 북한사회와 격리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지구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업다.

▦ 29일 직항로를 통해 방북하는 준공식 방북단에는 기업인들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평가협회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다. 대북진출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적극적 지원 필요성을 확인할 기회다. 천주교 작은형제회가 운영하는 평화봉사소 개소식도 함께 열린다.

이곳에서는 평양대마방직 종업원뿐만 아니라 인근 공장 근로자들까지 1,500명에게 점심을 무료 제공하고 진료도 한다. 이 또한 폐쇄된 평양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김정태 회장의 집념의 산물인 평양대마방직이 남북경협에, 그리고 북한의 문호 개방에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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