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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 문학상' 9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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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 문학상' 9월 장원

입력
2008.10.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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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벽 타기- 홍의준(필명 '차 한잔의 여유')

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 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9월 시 장원에 홍의준(양평고)군의 '매미의 벽 타기'가 뽑혔다.

이야기글 부문에는 서진호(화수고)군의 '가끔씩, 아니 언제나', 비평ㆍ감상글에는 주형욱군의 '달과 6펜스를 읽고', 생활글에는 권수진(맑은가람고)양의 '제게는 죽이고 싶은 동생이 있습니다'가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홈페이지(www.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매미의 벽 타기

- 홍의준(필명 '차 한잔의 여유')

몇 년을 웅크린 채 꿈틀거리며

매미는 나무의 감촉을 상상했다

벽 앞에서 태어난 매미는

벽에 대고 당연하게 첫 발을 짚었다.

햇빛을 밟으며 한 발짝씩 벽의 높이를 더듬으며

방치된 작은 균열의 냉랭함을 느끼었다

그리고 어딘가 촉촉한 곳을 찾아

조금씩 옆으로 기어가기도 했다

밤이슬 몇 방울에 미끄러지길 수십 번

하늘만 바라본 그의 눈에

벽의 모서리가 보이지 않을 때

가르침 없이 내민 첫 발처럼

본능적인 울음을 운다

어쩌면 더 이상 오를 곳이 보이지 않은 만큼

더 이상 살아갈 날이 느껴지지 않을지 모른다

맴 맴 맴 소리에

그동안 밟아온 밤이슬이 스며있다

▲ 심사평

'매미의 벽 타기'는 참신한 상상력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력적인 시입니다. 나무에 붙어 나무의 감촉을 상상하는 매미의 상상력에서 출발하는 시적 전개는 아슬아슬하지만 시를 읽게 만드는 매혹이 있습니다.

건조하지만 따뜻한 상상력이 숨어 있는 것이 이 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촉촉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매미가 이미지로 떠올려지는 것은 이 시가 실감의 영역에서도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김경주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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