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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ker/ 은퇴 시사 '달라이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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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aker/ 은퇴 시사 '달라이 라마'

입력
2008.10.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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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간 티베트 망명 정부를 이끌며 티베트의 자치권 확보를 위해 투쟁한 달라이 라마(73)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준비를 시작한 듯하다. 최근 담석 제거 수술을 받은 달라이 라마가 퇴원 후 가진 첫 행사에서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는 25일 그의 필생의 과업인 티베트 자치권 확보를 위한 대중 협상이 실패했음을 자인, 그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지금껏 자치권 확보를 위해 중국과 협상했지만 어떠한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며 “나는 이 문제를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발언은 이달 말로 예정된 대중 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용일 수 있다. 하지만 발언 정황으로 볼 때 그의 필생의 목표가 ‘물 건너 갔다’는 짙은 회한을 담고 있다.

더욱이 그가 “티베트 문제는 달라이 라마만의 문제가 아닌 600만 티베트인의 문제”라며 “나는 티베트 망명정부에 티베트 인민과 논의해 향후 행동 방향을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대목도 예사롭지 않다.

이 발언을 전후로 그가 적극적으로 은퇴를 시사하고 있다는 전언이 나왔다.

10일 인도의 한 병원에서 담석 제거 수술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이날 한 공개행사에서 “나는 거의 은퇴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에 참석한 망명정부 의회 의장인 카르마 초팔은 “달라이 라마가 11월 열릴 망명정부 특별 총회를 언급하면서 나는 거의 은퇴 상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고 타일랜드 뉴스가 보도했다. 과거 달라이 라마는 “나는 반쯤 은퇴했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거의 은퇴한 상태’라고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관측통들은 그가 건강이 약해지면서 은퇴를 적극 거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5살 때 달라이 라마에 추대돼 1959년 티베트 소요사태에 대한 중국의 무력 진압을 계기로 인도로 망명한 그는 티베트 독립을 추구하다 80년대 후반부터 자치권 확보로 목표를 수정한 뒤 대중국 투쟁을 해왔다. 이 투쟁으로 8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달라이 라마는 이제 티베트 망명정부와 티베트인들에게 자신이 사라진 미래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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