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에게 "펀드에 들까, 적금에 가입할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적금'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금융위기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위기가 해소될 시점도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20일부터 적립식펀드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면서 계산이 다소 복잡해졌다. 소득공제로 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단 기대수익률이 달라진 펀드부터 살펴보자. 국내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주어지는 소득공제 혜택은 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 후 첫해는 불입액의 20% ▦둘째 해는 불입액의 10% ▦세째 해는 불입액의 5%다. 여기에다 통상 연봉이 많을수록 더 높아지는 한계세율까지 곱하면 환급받을 수 있는 세금액수가 나온다.
가령 연봉이 3,000만원인 급여소득자가 내년 초부터 매달 50만원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으면 2010년 1월에 21만1,000원의 세금을 돌려 받는다. 1년 불입액 600만원에 소득공제율(20%)을 곱한 뒤 연봉에 따라 달라지는 한계세율(17.6%)을 적용해 산출한 액수다. 이런 식으로 3년간 총 36만원의 세금을 환급 받는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3년짜리 정기적금에 연 6% 정도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즉, 은행 정기적금에 매달 50만원을 넣으면 3년 뒤 원금 140만원 이상의 이자가 생기고, 세금우대(세율 9.5%)로 가입하면 이자는 최대 166만원까지 늘어난다. 3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7% 이상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을 선택하면 3년 뒤 받는 이자는 세금 혜택 여부에 따라 164만~194만원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원론적으로는 펀드 자체의 수익률에 따라 어느 쪽에 투자할지 결정하면 된다. 만일 3년 후 펀드의 수익률이 10%가 되면 원금 외 216만원(수익 180만원+환급세금 36만원)의 이익을 얻게 돼 정기적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소득공제 때문에 무리한 펀드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정상용 하나은행 PB(프라이빗뱅커)는 "원금마저 잃는 상황이라면 세제혜택도 소용 없다"며 "기존에 펀드를 갖고 있다면 소득공제 때문에 더 늘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박승안 PB는 "소득공제 혜택은 내년 말까지 적용되므로 내년 시장상황을 봐서 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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