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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임직원, "한화의 오너십" vs "현대重의 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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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임직원, "한화의 오너십" vs "현대重의 재력"

입력
2008.10.2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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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회사로 피해를 본 만큼 강력한 오너십을 가진 한화가 적격이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돈 많은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는 게 낫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 사이에 24일 발표될 새 주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20일 대우조선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최종 인수 후보로 압축된 가운데 생산 현장과 경영진에선 누가 회사를 살릴 최적의 후보냐를 놓고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칼자루는 산업은행이 쥐고 있지만, 피인수자 입장에서 최대 현안인 고용문제와 대우조선의 재도약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대우조선의 매각 자체에 대해선 대다수 직원들이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매각 일정이 1년간 늦춰지면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조선업의 경우 투자적기를 놓치면 경쟁업체와 2~3년간의 격차가 벌어진다"며 "책임 있는 주인이 없다 보니 삼성중공업에 세계 2위 자리를 내준 후에도 투자를 제대로 못해 성장동력을 많이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세계 최대 크루즈선 제작사인 아커야즈 인수전에서 STX그룹에 밀리는 불운을 겪었고, 선박 생산의 핵심인 도크도 제때 확장하지 못해 생산포화 상태에 놓여 있다. 때문에 대우조선 임직원들은 가능한 한 빨리 새 주인을 맞아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내심 새 주인으로 기대했던 포스코가 탈락하고 한화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자, 거제 옥포조선소 생산 현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힘을 얻고 있다. 한화 측이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대우조선을 그룹의 핵심축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한 만큼, 대우조선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옥포조선소 관계자는 "한화가 100% 고용 승계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도 현장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화그룹의 재무 안정성과 조선업에 대한 이해 부족을 우려하며 오히려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현대중공업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가 무리한 차입을 통해 새 주인이 될 경우 어렵게 회생한 대우조선이 자칫'승자의 저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향후 대우조선은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무리한 차입으로 수익이 고스란히 이자비용으로 나간다면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며 "고용 승계 문제가 걸리기는 하지만 안정적 성장 측면에서는 차라리 자체 자금이 풍부하고 조선업의 세계 최강자인 현대중공업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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