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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요원 신상화·박희정 경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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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요원 신상화·박희정 경장 부부

입력
2008.10.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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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범죄자의 심리에 대한 분석과 토론이 이어집니다. 사실 신혼이라서 범죄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직업상 어쩔 수 없네요."

과학수사요원은 외화 'CSI 라스베이거스' 등으로 인해 일반인에게도 친숙해졌는데 우리나라에서 과학수사요원 부부가 탄생했다.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신상화(33) 경장과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 박희정(27ㆍ여) 경장이 지난 3일 대구 우방타워랜드 예식장에서 동료 수사관들의 박수 속에 화촉을 밝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혼이지만 'CSI 부부'여서 사건분석에 파묻혀 지낸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며칠 되지않은 15일 오후 7시 저녁을 먹던 박 경장이 갑작스런 호출로 사건현장에 출동했다. 지문채취와 증거물 수집, 현장 약도, 사건 정황 기록에 범죄심리 분석까지 마친 그는 다음날 새벽 1시에야 겨우 집으로 돌아와 밤새 보고서를 작성했다. 새신랑 신 경장의 애정어린 밤샘 훈수는 당연한 수순이다.

연애 시절도 마찬가지다. 7월29일 경북 청도의 한 복숭아밭에서 중학생(12ㆍ1년)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현장감식을 마친 신 경장이 "면식범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경장도 동감한 이 사건의 범인은 비정의 아버지로 드러났다.

7월26일 발생한 경북 김천 포장마차 여주인 살해사건은 DNA 감정, 영화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 3월29일의 구미 도로변 하수구의 변사체는 뼈 조립과 치아 확인 등이 범인 검거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 당시 이들 예비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댄 것은 물론이다.

"사건 때문에 밤낮없이 출동하더라도 서로가 모두 이해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월급봉투의 끝자리 숫자까지 훤히 꿰고 있어 '비상금' 챙기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때는 경찰의 범죄분석요원 2기생으로 특채된 2006년 8월이다. 각각 중앙대와 경북대 심리학과 석사 출신인 신, 박 경장은 25명의 요원중에서도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이듬해인 2007년 3월 신 경장이 대구경찰청을 자원한 박 경장 뒤를 쫓아 경북경찰청을 희망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졌다.

"지방경찰청 한 곳에 범죄분석요원 한명만 배치되기 때문에 대구에 있는 경북경찰청을 지원했다"는 신 경장은 경찰의 날인 21일에도 범죄분석 중 '신문조사기법 교육'을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업무상 잔혹한 현장을 누비기 때문에 부부이자 동료인 서로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는 이 CSI 부부는 "대구와 경북 경찰간 업무 협조와 과학수사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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