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두 팀이 만났다.
수원과 전남이 22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삼성하우젠컵 2008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정규리그에서 수원은 승점 47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고, 전남은 25점으로 11위에 처져 있다. 순위차는 10계단, 승점차는 무려 22점이다. 그러나 언제나 '일등'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게 바로 단기전의 묘미다.
■ 2위 vs 11위
정규리그 성적과는 반대로 오히려 여유 있는 쪽은 '못해도 본전'인 전남 박항서(49) 감독이었다. 수원 차범근(55) 감독은 "전남은 최근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팀이다. 정규리그 승점에서는 수원이 전남을 크게 앞서고 있지만 현재 주전 선수들로만 보면 전력 차가 별로 없다"고 엄살을 부렸다.
그래도 승부에 대한 강한 집념만큼은 똑같았다. 차 감독이 "허를 찔리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선공하자 박 감독은 "전남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용광로 같은 축구를 펼쳐보이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축구 명문 경신고 선후배 사이인 양 감독은 2006년 이후 8차례 맞붙어 4승2무2패로 차 감독이 우세했다.
■ 장기전 vs 단기전
수원은 6번째 컵대회 정상 도전이고, 전남은 1999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수원은 최근 2년간 단기전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성남에 우승컵을 내줬고, 지난해에도 컵대회와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울산과 포항에 무너졌다.
반면 전남은 2006년 FA컵 결승에서 수원을 꺾고 2연패하는 등 단기전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차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주축 선수들이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주전들이 많지만 예년과는 다르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도 쌓이면서 부상 공백을 메울 만큼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 전반기 vs 후반기
'올림픽 휴식기' 이후 양팀의 행보는 묘하게 엇갈렸다. 수원은 전반기 내내 리그 선두를 질주하다 이천수 신영록 이정수 등 주전급 줄부상 이후 후반기 한때 3위까지 추락했다. 배기종 최성현 홍순학 최성환 등 숨은 진주를 발굴해 위기를 벗어난 것이 위안이다.
반대로 전남은 전반기 3승4무8패의 부진을 털고 부상병들이 돌아온 후반기부터 반격에 나섰다. 최근 4연승 동안 무려 10골을 터트렸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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