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송혜교가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2004년 KBS 드라마 '풀하우스' 이후 4년 만이다. 그를 맞는 드라마는 KBS2의 월화 미니시리즈 '그들이 사는 세상'. 방송국 드라마 스태프와 배우들의 애환과 사랑을 그렸으며 27일 오후 9시50분 첫 전파를 탄다.
'거짓말'과 '풀하우스' 등의 스타 PD 표민수가 연출하고, '거짓말'과 '굿바이 솔로' 등으로 팬 층을 단단히 다져온 노희경 작가가 펜을 들었다.
송혜교가 맡은 역할은 드라마 PD 준영이다. 대학시절 영화 동아리 선배이자 연인이었던 지오(현빈)를 방송국에서 만나 미련과도 같은 동료애를 나눈다.
송혜교는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처음에 많이 헤맸다"고 했다. "그 동안 '황진이' 등 영화 3편 밖에 출연하지 않았지만 충무로 시스템에 익숙해지니 순발력을 요구하는 드라마에 적응하기에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복귀해 드라마 연기를 하니 매우 재미있다"고도 말했다.
동화 속 주인공 같은 어여쁜 역할들을 주로 해와서 그런지 화장기 없는 얼굴을 무람없이 브라운관에 비춰야 하는 PD역이 쉽지 않았다. "제가 출연한 드라마 중 가장 현실적인 내용이에요. 노희경 작가님 글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죠. 글에 걸맞게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예전보다 극본을 더 많이 읽어요. 현실감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배우로서 PD역할을 하다 보니 "제작진의 고충도 조금씩 마음에 와 닿는다"고 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매순간 표 감독 등에게 물어보고 해결을 하면서 흥미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표 감독님 평상시 행동을 눈여겨보고 따라 하고 있어요. 큐사인 방식도 표 감독님이 하는 식으로 해요. 예전엔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 생각했는데 연출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들이 제 신호 하나에 움직이고 멈추니 묘한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연출은 쉬 엄두가 나는 일은 아닙니다."
그의 출연은 이미 4년 전에 사실상 결정됐다. 송혜교는 "'풀하우스'를 마치자 마자 표 감독님에게 노희경 작가님과 작품을 함께 하자고 슬쩍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송혜교의 바람을 큰 고민 없이 받아들였고, 송혜교를 생각하면서 '그들이 사는 세상'의 집필에 임했다.
4년간의 스크린 나들이에서 흥행 참패의 쓴맛만을 보고 돌아왔지만 송혜교는 "연기자로서도, 개인 송혜교로서도 덕분에 많이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시청률 등에 많이 연연했지만 '낼 모레 일을 그만 둘 거도 아니고…' 하는 생각에 요즘은 마음이 더 편안하다"고 했다.
"앞으론 작품만 좋다면 드라마든 영화든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출연할 생각이에요. 역할이 겹쳐도 크게 신경 쓰진 않을 생각입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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