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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소년이 네덜란드 경감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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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소년이 네덜란드 경감되어…

입력
2008.10.2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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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당시 여덟 살이던 심효보(38)씨는 그의 부모가 이혼한 뒤 그 해 네덜란드로 입양된다. 그로부터 30년 뒤 부모와 헤어지기 싫어 눈물을 펑펑 흘리던 '입양 소년 심효보'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경찰서의 '경감 피터 밸러스터'가 되어 한국에 돌아왔다.

91년 네덜란드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경찰에 입문한 심 경감은 서유럽 국가에서 한인 출신 1호 경찰관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96년 전북 전주 여행길에 만난 한국인 교사와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다.

20일 세계 각처에서 활약중인 한인 경찰 15명이 경찰청의 '해외 한인경찰 초청행사' 참석차 모국을 찾았다. 이들의 국적만해도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러시아 키르키즈스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10개국에 이른다. 입양인 4명, 혼혈인 2명, 고려인 2명, 이민자 7명 등 출신 배경도 다양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토스너 지역 경찰서장인 차 이고르 총경(49)은 1932년 구소련에 의해 연해주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의 후예다. 차 총경은 구소련 붕괴와 함께 1993년 경찰에 투신, 야간대학까지 다니는 등 주경야독 끝에 2000년에 경찰서장에 올랐다.

차 총경은 "한국어를 몰라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등 환대를 받아 고국에 온 느낌이 난다"며 "어머니와 김치를 먹으며 이야기한 할아버지의 나라가 이렇게 발전되어 있는 것을 자식들에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LA카운티 월넷경찰서 부서장인 송인식(43ㆍ미국명 빌 송) 경정은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 1.5세. LA카운티 경찰국은 로스앤젤레스에 인접한 86개 지역을 담당, 근무인력만 약 8,100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수사기관이다.

300명에 달하는 부하를 거느린 송 경정은 100여명에 이르는 로스앤젤레스 한인 경찰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독일 마인츠 자치주 경찰인 괴들 멜라니 경위(34)는 어머니가 1960년대에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 출신이라는 사연을 안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촛불시위'나 성매매업소 단속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의견을 밝혔다. 미국의 송 경정은 "미디어를 통해 촛불시위를 봤는데 한국 분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표출하는 것 같다"며 "미국에서는 명백한 불법시위에는 10배 정도로 경찰이 맞대응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네덜란드의 심 경감은 "네덜란드에서는 시위대 진압을 할 때 마지막까지 기다리며 최대한 공권력 투입을 자제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마약과 매춘이 합법화된 네덜란드 치안을 맡고 있는 심 경감은 또 "매춘 합법화 후 일부 폭력조직 연루 건 외에는 성범죄율과 성병 발생률이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명예경찰관 위촉식 참석을 시작으로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및 경찰특공대 견학에 이어 경복궁과 도라산 전망대를 둘러보고 한국요리 실습 및 전통공연을 관람한 뒤 25일 이후 출국한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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