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한 근무일정에도 불구하고 노숙자들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있는 경찰관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63회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청에서 선행 경찰관으로 뽑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서울역지구대 소속의 장준기 경위(50). 장 경위가 처음 노숙자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서울역지구대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된 2000년 7월. 장 경위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임무는 당시 한창 문제가 되고 있었던 서울역 주변의 노숙자들을 '전담'하는 업무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왜 사람이 열심히 일하지 않고 이런 곳에서 노숙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노숙자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들에게도 많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자 하나 둘 시작한 일들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라며 장 경위는 노숙자들을 돕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역지구대는 남대문서 관내에서도 일이 많고 힘든 지역으로 손꼽힐 정도. 그럼에도 장 경위는 노숙자들에 대한 애착으로 8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중간에 다른 지구대와 부서에서도 근무를 했지만 그 기간에도 개인시간을 쪼개 노숙자들을 지속적으로 돌보아 왔다.
현재 서울역에 있는 300여명의 노숙자들을 관리하고 있는 장 경위는 지구대의 다른 직원들이 4교대로 일하는 것과 달리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서울역 광장을 돌며 노숙자들을 도맡아 돌보고 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직접 노숙자 분류카드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인원만 1300여명. 이 중에는 주민등록이 말소됐거나 사망신고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들의 가족을 찾아주는 것이 장 경위가 가장 신경을 쓰는 일이다. 이미 신원조회 등을 통해서 지난 8년 동안 60여명 이상의 노숙자들에게 가족을 찾아 주었다.
이밖에도 장 경위는 매주 금요일 저녁 서울역 지하도에서 직접 노숙자들의 머리를 깎아주는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숙자들에게 취업자리를 알선해 주고 복지단체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나누어주는 일을 함께 하는 등 서울역에 있는 노숙자들을 위한 선행에 앞장서고 있다.
"노숙자들이 가끔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는 장 경위는 "노숙자들도 결코 처음부터 악의를 가진 사람들은 아니다. 조금 더 노숙자들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장 경위에 대해 서울역지구대장인 김기일 경감은 "장 경위는 경찰이기 이전에 한 명의 휴머니스트"라며 "희생정신이 누구보다 뛰어나 모두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사진=배우한기자 bw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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