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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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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도쿄!"

입력
2008.10.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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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유명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는 손님이 각자 음식을 가져와 즐기는 포트럭(potluck) 파티를 연상케 한다. 포트럭 파티에서 맛보는 음식처럼 때론 예상치 못했던 산뜻함과 신선함을 주고,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하다가도, 부족한 음식의 양 때문에 입맛을 다시게도 하는 영화다.

우선 첫머리를 차지하며 애피타이저의 역할을 하는 '아키라와 히로코'. '휴먼 네이처'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 등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과시했던 미셸 공드리 감독이 요리했다.

무능력하고 포부도 없는 여자 히로코(후지타니 아야코)가 손바닥 만한 고교 동창생의 방에서 애인 아키라(카세 료)와 더부살이를 하며 벌어지는, 설움 많은 도쿄 상경기다. 눈칫밥을 먹던 히로코가 어느날 의자로 변해 자기만의 살 길을 찾는다는 결말은 공드리답다.

그러나 부조리 소설의 클리셰를 반복하는 듯한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메인 요리를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역할에 그치는 소품이라고 할까.

1999년 작 '폴라X'를 끝으로 '고전 감독'이 돼버린 레오 카락스의 작품 '광인'은 메인 요리라 해도 손색이 없다. 9년 동안 추억의 감독이 됐던 카락스는 37분의 이 단편을 통해 자신의 생존을 알린다.

도쿄 하수구를 아지트 삼고, 맨홀을 공격 루트로 이용하는 국적 불명의 광인(드니 라방)의 테러와 그에 대한 단죄를 우화처럼 그려낸다. '나쁜 피'와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카락스와 짝을 이뤘던 배우 라방의 엽기적 연기가 압권. 인간 마음의 심연에 숨겨진 온갖 괴물에 대한 메타포가 여운을 남긴다.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흔들리는 도쿄'는 정갈한 디저트를 접하는 느낌이다. 10년 동안 집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던 히키코모리(가가와 테루유키)와 피자 배달부(아오이 유)의 사랑을 그렸다. 피자 배달부의 몸에 새겨진 버튼 모양의 문신을 이용한 이야기 전개가 재치 만점이다.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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